순서 좀 틀렸다고 태광산업 '신사업' 도전까지 멈춰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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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 좀 틀렸다고 태광산업 '신사업' 도전까지 멈춰선 안된다

폴리뉴스 2025-07-04 09:15:47 신고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가는 길은 옳았다. 하지만 순서가 잘못됐다. 

태광산업이 신사업 확장을 목표로 삼았지만 교환사채(EB)의 벽에 막혀 잠시 쉬어가게 됐다. 

태광산업은 지난 2일 자사주 기초 교환사채(EB) 발행과 관련, 2대 주주 트러스톤자산운용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결정이 나올 때까지 후속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트러스톤 측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고,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향후 의사 결정에 이를 반영할 방침"이라고 설명 했다. 

앞서 태광산업은 대규모 교환사채 발행에 나섰다.

주력인 석유화학과 섬유 업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사업구조 재편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다만 순서가 잘못됐다. 신사업에 대한 확장 계획을 발표한 뒤 EB 발행을 시도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태광산업은 EB 발행을 먼저 서둘렀다. 신사업 투자의 투명성이 의심받게 된 이유였다. 

업계 관계자는 "태광산업이 EB 발행을 먼저 서두르며 자사주 매각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려 했다는 오해를 받게 됐다. 그건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며 "하지만 순서가 잘못됐다 해도 태광산업의 신사업 진출이 무산돼선 안된다. 기업 입장에선 생존이 달린 일이다. 태광산업이 신사업으로 활로를 찾지 못한다면 큰 손실이 날 수 밖에 없다. 작은 실수는 있었지만 태광산업의 도전이 여기서 멈춰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광산업은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자사주 전량(지분율 24.41%)을 교환 대상으로 하는 약 3,200억원 규모 교환사채 발행을 의결했다. 신사업 진출 자금 마련을 위한 자구책이었다. 

그러나 교환사채 발행을 둘러싸고 주주가치기 훼손될 수 있다는 이의 제기가 있었다. 

자사주가 교환 대상인 교환사채 발행은 교환권 행사 시 사실상 3자 배정 유상증자와 동일한 효과가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는 기존 주주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렸다. 

태광산업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에 태광산업 이사들의 위법행위 중지를 요청하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금융감독원도 태광산업의 교환사채 발행과 관련해 정정 명령을 부과했다. 자사주 처분 상대방을 공시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태광산업은 "소액 주주 및 노동조합 등과 긴밀히 소통하고 이들의 의견과 입장을 존중할 방침"이라며 "소통하는 계기를 통해 석유화학 업황과 회사 사업 현황과 계획, 자금조달 필요성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우려와 의견도 충분히 듣겠다"고 밝혔다.

발목이 잡히기는 했지만 태광산업의 신사업 진출은 그룹의 사활이 걸린 절체 절명의 도전이다. 

태광산업이 주력인 석유화학과 섬유 업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주로 석유화학과 섬유 산업은 최악의 상황에 몰리고 있다. 

태광산업은 화장품·에너지·부동산개발 관련 기업 인수와 설립을 위해 1조 이상의 자금을 투자할 예정이다. 

로드맵은 올해와 내년에 1조5,000억 원 가량을 투입하는 것으로 세워졌다. 

화장품 분야는 이미 투자 자회사를 설립, 뷰티 관련 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추진 중이다. 관심 업종의 신규 법인 설립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태광그룹은 애경그룹의 애경산업 인수 예비입찰에서 적격 인수 예비후보(숏리스트)에 올랐다. 회사 측은 관계사 티투프라이빗에쿼티가 애경산업 인수전에서 본입찰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공시했다.

다만 현재 유보금으로는 투자금을 모두 메꿀 수 없어 외부 자금 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하지만 자금 확보가 우선되며 태광산업의 순수성을 의심 받게 됐다. 

태광산업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금은 1조9,000억 원 수준이다. 하지만 실제 신규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은 1조 원 미만이다.

이와 관련해 태광산업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에 태광산업 이사들의 위법행위 중지를 요청하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며 태광산업의 신사업 진출은 일단 브레이크가 걸렸다. 

태광산업은 교환사채 발행을 통한 투자자금 확보가 회사 생존을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정부 정책을 반영해 자사주를 소각하고 이를 통해 주식 가치를 높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적극적인 투자와 사업재편을 통해 생존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태광산업은 신사업에 진심이다. 미래 먹거리를 위해 더 이상 도전을 늦출 수 없다는 절박함을 안고 있다. 

자금 조달 문제는 지엽적인 부분이 될 수 있다. 기업이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해 공을 들이는 것을 의심의 눈초리로만 보고 막아서선 안된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선이다. 

태광산업은 "트러스톤 측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고,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향후 의사 결정에 이를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과연 태광산업의 도전이 걸림돌을 넘어서 성공의 길로 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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