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상원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에 장비 도입을 지연하는 등 완공 일정을 계속 늦추고 있다.
지난 2022년 상반기에 착공한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반도체 공장은 당초 2024년 하반기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원자재 가격 상승, 미국 칩스(CHIPS)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 변동 등의 이유로 약 1년 가량 연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장 가동을 시작할 수도 있지만 삼성이 제품을 공급할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해 의도적으로 완공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170억 달러(23조1,800억 원)가 투입되는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은 4나노 이하 첨단 파운드리 공정으로 HBM(고대역폭메모리) 등의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일본 매체 닛케이는 삼성의 텍사스 팹이 거의 완공됐는데도 불구하고 2026년에 가동키로 했다면서 주된 이유는 고객 주문을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미국 현지 반도체 칩 수요는 4nm급 고급 공정에 집중돼 있는데 반해 삼성 테일러공장은 현재 이같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생산 라인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도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이 몇 년 전에 계획했던 프로세스 노드가 현재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이를 업그레이드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가동을 연기하면서 관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삼성 테일러 공장은 공정률이 91.8%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반기 중 가동이 가능할 것이란 추측이 나왔었다.
그러나 최근 경쟁사인 TSMC가 올해 애리조나 팹에서 2nm 프로세스로 제품을 생산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면서 삼성이 테일러 공장에서 2026년부터 2nm 프로세스에서 제품을 생산할 것이란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TSMC의 애리조나 팹은 엔비디아, AMD 등 주요 파트너사들로부터 4nm 공정 제품 공급 계약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삼성 테일러 팹은 아직 한 곳의 공급처 확보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TSMC가 미국 현지 수요를 싹쓸이하면서 삼성이 공급처를 잃게 됐고 이 때문에 공장 가동을 계속 연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현재 삼성은 가동 일정 연기에 대해 언급을 회피하고 있지만 미국 내 수요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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