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한여름, 오히려 겨울보다 더 우울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쨍쨍한 날씨와는 어울리지 않는 기분이어서 스스로도 당황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
계절성 우울증은 보통 해가 짧아지는 겨울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알려졌지만, 7~8월처럼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에도 우울감을 겪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를 '여름형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부른다.
햇빛 많은 계절에도 우울해지는 이유
계절성 우울증은 특정 계절마다 기분 저하, 에너지 감소, 무기력 등이 반복되는 우울 증상이다. 대부분 겨울에 나타나지만, 여름마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기온 차가 크고 한여름엔 고온다습한 날씨가 계속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여름형 우울증이 비교적 흔하다.
겨울형 우울증은 햇빛 부족으로 멜라토닌과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변화가 생기면서 무기력해지고, 과수면과 식욕 증가 증상이 나타난다. 반면 여름형은 수면장애, 식욕 저하, 초조함, 짜증 같은 흥분 상태가 많다. 여름에는 낮이 길고 열대야로 숙면이 어려워 생체리듬이 깨지기 쉽다.
휴가철 분위기 또한 여름형 우울증을 더 심하게 만들 수 있다. 주변 사람이 여행을 떠나거나 여유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과 위축감을 느끼기 쉽다. SNS 속 타인의 일상을 보며 비교하거나, ‘날씨는 좋은데 왜 나는 이럴까?’라는 자책을 하게 되면 우울감은 더 깊어진다.
수면 질 개선이 회복의 첫걸음
여름형 우울증은 수면의 질이 무너지면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한밤중에도 떨어지지 않는 기온과 습도로 생기는 열대야는 깊은 잠을 방해한다. 이에 따라 낮에는 피로감, 기분 저하, 집중력 저하, 식욕 감소가 연쇄적으로 나타난다.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가장 먼저 시도할 수 있는 건 수면위생 관리다. 침실 온도는 20~23도로 유지하고, 취침 직전에는 전자기기 사용을 줄인다. 자기 전 2시간쯤 샤워나 족욕으로 체온을 낮춰주는 것도 좋다. 커튼으로 조명을 차단하거나 수면 유도 음악을 활용하면 잠들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실내에만 머무르기보다 오전이나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오후에 가볍게라도 밖에 나가는 게 좋다. 하루 30분 정도 걷거나 몸을 움직이면 기분이 나아질 수 있다. 무더위에 지쳐 하루 종일 침대에만 있거나 일과를 포기하면 오히려 무기력함이 더 커진다. 산책, 독서, 손으로 하는 취미, 식물 키우기처럼 돈 들지 않고 가볍게 할 수 있는 활동도 충분히 효과가 있다.
스트레스 줄이는 여름철 식재료 활용도 중요
기분을 조절하는 데 효과적인 식재료도 있다. 식재료 중에서는 감자, 호두, 달래가 우울감을 줄이는 데 유익하다.
감자에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필요한 비타민C, 판토텐산, 비타민B1이 풍부하다. 특히 비타민C는 부신피질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열을 가해도 영양소 파괴가 적어 구워 먹거나 삶아 샐러드로 활용하기 좋다.
호두는 정신 불안, 불면증, 신경쇠약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는 몸의 기운을 보충하는 약재로도 쓰였다. 하루에 2알 정도 먹는 것만으로도 기분을 안정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달래는 비타민C와 칼슘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된장국이나 나물로 먹거나 생즙으로 마시면 신경을 안정시키는 데 좋다. 봄나물로 알려졌지만, 여름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채취할 수 있어 반찬으로 활용하기에 충분하다.
2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가 상담 권장
계절성 우울증은 단순한 기분 변화가 아니다. 여름형 우울증은 짜증과 예민함을 동반해 주변 사람과의 관계가 급격히 틀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고립감이나 외로움이 더 깊어지기도 한다.
우울한 기분이 일상에 영향을 줄 정도로 2주 이상 이어지면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하다. 초기에 상담이나 약물 치료만으로도 증상이 빠르게 나아질 수 있다.
여름이 갈수록 고온다습해지면서 마음마저 지치는 날이 많아진다. 감정이 끓어오르기 전, 스스로 점검하고 조절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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