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동해를 품은 강원도 삼척은 여름철 바다를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특히 장호항 일대는 단순한 해변이 아니다. 맑고 투명한 동해 바다 위를 직접 노 저으며 즐기는 투명 카누 체험이 가능하다. 태고의 지형이 보존된 동굴 속 환선굴 탐험도 함께 할 수 있어 여름철 시원한 체험지로 손색없다.
바닷바람에 땀 식힌 뒤 허기진 배를 채우고 싶다면 곰치국 한 그릇 또는 막국수에 수육을 곁들인 푸짐한 식사를 즐길 수도 있다.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장호항의 여행 코스는, 먹고 즐기고 삼박자를 모두 갖췄다.
바닷속이 훤히 보인다… '장호항 투명 카누 체험'
삼척 장호항 어촌 체험 마을은 동해안에서도 손에 꼽히는 해양 레포츠 명소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체험은 바로 투명 카누다.
2인 또는 4인용으로 운영되는 투명 카누는 바닥과 옆면이 모두 비치는 특수 재질로 제작돼 있다. 맑은 동해 바닷속이 눈 아래 펼쳐지는 특별한 경험이다. 노를 젓지 않아도 바닥 아래로 물고기와 갯바위가 오가는 모습이 또렷하게 보인다.
체험 시간은 30분. 바다 날씨가 바뀌면 바로 운영이 중단될 수 있어 사전 예약은 되지 않으며, 방문 전에 전화 문의가 필수다. 타고 내릴 때 바닷물에 적셔지는 게 싫다면 여벌 옷을 준비해도 좋다.
장호항 주변 해안은 기암절벽과 하얀 모래 해변이 어우러진 풍경으로, 자연 경관을 감상하기에 좋다. 가족, 커플 단위 여행객 모두에게 인기 많은 체험으로, 여름철 동해 여행의 필수 코스가 됐다.
지하 세계로 떠나는 모노레일… '환선굴 동굴 탐험'
장호항에서 차로 40분 거리, 삼척의 ‘환선굴’은 여름철 꼭 들러야 할 체험 명소다. 약 5억 3천만 년 전 형성된 석회암 동굴로, 전체 길이는 6.2km에 이른다.
입구까지는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한다. 15분 간격으로 천천히 운행돼, 이동 중에도 산속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동굴에 들어서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내부는 평균 12~13도로, 한여름에도 긴소매 옷이 필요할 만큼 서늘하다.
동굴 안에서는 이름까지 붙은 독특한 종유석과 석주가 눈길을 끈다. 하트 모양을 닮은 ‘사랑의 맹세’, 뾰족한 형상의 ‘악마의 발톱’, 돔 형태의 ‘옥좌대’가 대표적이다. 관람 중간에는 다리 아래 깊은 협곡이 내려다보이는 ‘지옥의 다리’와, 조명으로 꾸며진 ‘무지개다리’도 만날 수 있다.
천연기념물 제178호로 지정된 환선굴은 일부 구간만 일반에 개방돼 있다. 내부 바닥이 미끄러워 운동화는 필수고, 서늘한 온도에 대비해 겉옷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바다를 보고 한 그릇… 장호항 근처 맛집 2곳
1. 우러난 김칫국물과 곰치살의 조합... ‘만남의식당’
투명 카누를 타고 돌아온 길, 뜨끈한 국물 한 그릇이 당긴다면 장호항 인근 ‘만남의식당’에 들러야 한다. 삼척에서 곰치국 하면 이 집을 빼놓을 수 없다.
곰치는 부드럽고 물컹한 식감을 가진 동해산 생선이다. 잘 익은 김치와 함께 푹 끓이면 국물이 시원하고 깊어진다. 곰치국은 흔히 해장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집 곰치국은 비린내 없이 깔끔해 술을 마시지 않아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국물은 김치찌개보다 진하고, 매운탕보다는 순하다. 입맛에 따라 깍두기 국물을 더하면 감칠맛이 확 살아난다. 가시가 많지만, 부드러운 곰치 살을 떠먹는 손맛이 있다. 대구탕도 인기 메뉴로, 큼직한 생선 살이 시원한 국물과 잘 어우러진다.
밑반찬은 소박하면서도 정갈하다. 달래 무침, 마늘장아찌, 멸치볶음, 낙지젓 등이 함께 나온다. 곰치와 대구는 모두 사장님이 직접 손질해 신선도 면에서도 믿음직하다.
2. 탱글탱글한 면발, 갈비와 함께… '장호 우리집갈비막국수'
삼척 장호해변 근처에 있는 ‘장호 우리집갈비막국수’는 막국수뿐 아니라 곁들여 먹는 메뉴도 충실한 식당이다.
막국수는 깨와 새콤한 양념이 어우러진 비빔막국수, 과일 육수로 만든 시원한 물막국수 두 가지다. 비빔막국수는 입에 착 붙는 감칠맛이 살아 있고, 물막국수는 시원한 국물 덕에 갈비와 함께 먹기 좋다.
수육은 부드럽고 간이 알맞다. 단독으로 먹으면 느끼할 수 있지만, 막국수와 곁들이면 균형이 좋다.
코다리 회 막국수는 식감이 쫄깃하고 질기지 않아 남녀노소 모두 좋아할 메뉴다. 넉넉한 양과 깔끔한 맛, 바닷가에서 즐기는 넉넉한 한 상. 고기와 국수 조합이 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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