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된 시대, 대형마트가 다시 오프라인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식료품을 중심으로 체험형·가족형 공간을 대폭 확대해 온라인으로 떠난 고객들의 발길을 다시 붙잡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개점한 롯데마트 구리점과 이마트 스타필드 마켓 킨텍스점이 대표적 사례다.
식료품에 힘 더한 롯데마트 구리점…체류형 매장으로 재출점
2일 오후 찾은 롯데마트 구리점은 평일임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롯데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6일 재개점 당시 하루 방문객은 약 1000명으로 추정될 정도로 많은 손님이 몰렸다고 한다.
4년 만에 구리시에 돌아온 롯데마트 구리점은 ‘그랑그로서리’ 포맷을 앞세워 식료품을 대폭 강화하고, 토이저러스·문화센터·복합 레스토랑 등 가족 친화 콘텐츠를 결합한 체류형 매장으로 재탄생했다.
1층 매장 면적의 약 90%를 식료품 매장이 차지했고, 생활용품은 약 10% 비중에 그칠 정도로 먹거리에 힘을 줬다. 2층은 토이저러스와 문화센터 등이 들어섰지만, 일부 매장이 아직 입점 준비 중이라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카페, 토이저러스, 문화센터 등 지역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해 고객이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데에도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구리점 주요 고객층은 30·40대 가족 단위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주변 상권을 자체적으로 분석했을 때, 아파트 단지가 밀집돼 있고 어린 자녀를 둔 30·40대 비율이 다른 출점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며 “물론 50·60대도 많지만 특히 가족 단위 고객이 자주 찾는 상권이라는 점이 강점”이라고 했다.
지난 6월 기준 구리시 전체 인구 중 30·40대 비율은 전국 평균 27.9%를 소폭 상회한다. 여기에 남양주 다산신도시 등 인접한 신도시 생활권까지 고려하면, 롯데마트 구리점의 핵심 상권은 젊은 가족 비중이 더욱 높은 지역으로 확장된다.
이날 롯데마트 구리점에서 만난 인근 아파트에 거주 중인 정 모 씨(45)는 “이 지역에 한동안 대형마트가 없어서 조금 멀리 나가거나 온라인으로 장을 봤었다”며 “온라인보다 비싼 품목도 있고 저렴한 품목도 있는데, 식료품은 당분간 여기서 살 것 같다”고 말했다.
스타필드 마켓으로 재단장한 이마트 킨텍스점…광역 상권 공략
같은 날 새롭게 문을 연 이마트 스타필드 마켓 킨텍스점은 지난해 8월 문을 연 죽전점에 이은 두 번째 점포로, 이마트가 대형마트를 체류형 매장으로 탈바꿈하며 선보이는 전략을 확장한 사례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가족 단위 고객이 쉴 수 있는 ‘북 그라운드’와 ‘키즈 그라운드’를 새롭게 조성하고, 휴식·문화 공간을 기존 대비 두 배로 늘렸다. 고양, 김포, 파주를 아우르는 광역 상권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실내 트램폴린 파크 ‘바운스 더 퍼스트’, 대형 올리브영·다이소 매장, 무신사 스탠다드 등 인기 브랜드도 대거 유치하며 젊은 소비자 취향을 반영했다. 트렌디한 F&B 브랜드 유치와 팝업 행사, 키즈 공연 등 체험형 콘텐츠도 확충해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 리뉴얼 사례를 통해 체류형 매장의 효과를 확인했다”며 “이번 킨텍스점 역시 오프라인의 강점을 살려 스타필드 마켓만의 고객 경험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스타필드 마켓의 1호점인 죽전점은 리뉴얼 후 고객 체류 시간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리뉴얼 오픈 이후 약 9개월간 ‘3시간 이상 6시간 미만’ 머문 고객 수는 리뉴얼 이전 대비 163% 증가했다. 특히 4~5시간 동안 체류한 고객은 184% 급증했다.
같은 기간 누계 매출은 36%, 방문객 수는 12% 늘며 체험·휴식 공간 확대가 실제 고객 체류와 매출로 이어졌다는 점을 입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은 편하지만 여전히 오프라인이 줄 수 있는 체험·놀이·가족 여가의 가치는 대체하기 어렵다”며 “볼거리, 먹거리, 체험거리를 모두 갖춘 대형마트의 진화가 온라인 고객까지 다시 끌어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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