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경기 침체와 생활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 소비자들은 브랜드 충성도보다 제품의 본질적 가치와 품질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이 발표한 ‘EY 미래 소비자 지수(EY Future Consumer Index)’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 침체와 생활비 상승 등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 소비자들은 브랜드 충성도보다는 제품 본질적 가치와 실질적 효용에 무게를 두고 신중한 소비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은 전 세계 26개국 약 2만 명의 소비자이며, 한국 소비자의 99%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98%가 생활비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답해 각각 92%, 94%인 글로벌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최근 3~4개월간 소비 심리가 개선됐다는 응답은 8%에 불과했으며, 30%는 악화됐다고 답해 소비 심리 위축이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줬다. 다만, 단순한 지출 축소보다는 소비 전 ‘필요성 재고’를 하는 신중한 소비 태도가 확산되고 있었다. 응답자의 79%가 구매 전 다시 한번 고민한다고 답했다.
한국 소비자들은 브랜드 충성도가 낮은 편으로, 브랜드 전환에 적극적인 비율은 40%, 브랜드에 무관심한 소비자도 31%에 달해 글로벌 평균(18%)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브랜드 충성 소비자는 29%에 그쳤다. 대신 ‘품질’을 가장 중요한 구매 기준으로 꼽은 비율은 41%로 글로벌 평균(35%)보다 높았다. 이는 국내 소비재 시장의 고품질 대체재 풍부와 경쟁 심화, 그리고 ‘가성비’와 ‘가심비’를 명확히 구분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품질’이 최우선 고려 기준으로 급부상했다. 2021년 18%에 불과했던 품질 중시 응답률은 2025년 35%로 증가해 단순 가격 경쟁보다 기능성과 가치 중심 소비가 세계적 흐름임을 확인했다. 또한 소비자 42%는 브랜드 제품의 성분 변경이나 리뉴얼을 ‘진정한 혁신’이 아닌 ‘원가 절감 전략’으로 인식하는 등 브랜드 신뢰도에 대한 의구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한편, 자체 브랜드(PB) 상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했다. 글로벌 소비자의 63%는 PB 상품 품질 향상을 인정했으며, PB 상품 시장 점유율도 2023년 21%에서 2024년 25%로 확대됐다.
유통 채널별 소비 행태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온라인 쇼핑에서는 응답자의 67%가 ‘최저가’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선택하는 반면, 평소 선호하는 플랫폼을 고른다는 응답은 21%에 그쳤다. 반대로 오프라인 쇼핑에서는 특정 매장을 선호해 방문한다는 비율이 67%에 달해 리테일 체험과 매장 신뢰도가 소비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기반 쇼핑 경험과 관련해서는, 한국 소비자의 55%가 온라인 쇼핑 과정에서 AI 기술을 경험했다고 답해 글로벌 평균(64%)보다 낮았으나, AI 기술에 대한 기대는 오히려 높았다. AI 추천 기능을 유용하다고 본 한국 소비자는 76%로 글로벌 평균(68%)을 웃돌았고, AI가 쇼핑 경험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71%로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AI 추천 제품 구매 의사는 21%에 불과해 기대와 실제 구매 행동 간 격차가 확인됐다.
정일권 EY컨설팅 소비재 산업 리더는 “소비자들이 제품 본질적 가치를 중시하는 가운데, 기업은 제품 기획부터 유통, 가격 정책까지 전 밸류체인 혁신이 필요하다”며 “온·오프라인 채널 특성에 맞춘 차별화 전략과 AI 마케팅, AI에 최적화된 상품정보관리 등 실질적 AI 활용 방안 마련이 기업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 확보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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