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우리금융그릅이 숙원사업으로 꼽혔던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서 면모를 다지면서 리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9년 지주사 재출범 이후 KB금융을 비롯해 신한금융이나 하나금융이 적극적인 M&A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것과 달리, 증권·보험사가 없어 규모의 경제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이에 2023년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비은행 부문 강화를 천명했으며 M&A 시장을 꾸준히 모색해왔다. 이에 우리금융은 지난해 우리종합금융과 포스증권 간의 합병계약을 통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켰으며 올해는 동양생명과 ABL생명까지 품으며 은행·증권·보험 등을 모두 포괄하는 종합금융그룹으로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1일 동양생명·ABL생명의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다. 지난해 8월 그룹 이사회에서 보험사 인수를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이후 약 10개월 만의 일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9월 ‘생명보험회사 인수단 TFT’를 출범해 조직·인사·재무·리스크·IT 등 전 부문에 걸쳐 그룹 경영관리체계와 부합하도록 정비했으며 이와 동시에 향후 보험사 경영방향과 그룹 시너지전략 등을 수립하며 자회사 편입을 위한 사전준비에 만전을 기해왔다.
우리금융은 이번 보험 자회사 편입이 단순한 사업 확대를 넘어 우리금융의 미래 성장기반을 공고히 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동양생명·ABL생명 두 보험사를 그룹의 비은행 부문 핵심축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긴 업력과 탄탄한 판매채널이 강점으로 꼽히며 업계 대형급 수준의 고객·자산·이익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금융그룹 계열사들과 시너지 효과가 더해지면 △자산 및 수익규모 증대 △비은행 비중 확대 등 재무구조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두 보험사에 대해 외형성장보다는 자본건전성에 중점을 두고 고객중심의 혁신적인 상품개발과 방카슈랑스·GA·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판매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헬스케어 및 요양서비스 등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비금융 부문과의 연계를 통해 보다 새로운 성장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심산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은행·카드·증권·자산운용 등 그룹 자회사와 보험사 간의 유기적 협력을 바탕으로 △그룹 공동상품 출시 △WM/CIB 부문 통합 서비스 등 차별화된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너지 협업에 신속히 나설 계획이다"고 밝혔다.
종합금융체제를 완성한 우리금융은 1등 금융그룹 재도약을 목표로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지난해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은 3조860억원으로 4대 금융그룹(△KB금융:5조782억원 △신한금융:4조5175억원 △하나금융:3조7388억원) 가운데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역시 6156억원으로 경쟁사(△KB금융:1조6973억 △신한금융:1조4883억원 △하나금융:1조1277억원)에 비해 뒤처졌다.
이는 주력사인 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증권사와 보험사가 유무가 크게 영향을 끼쳤다. 당장 올해 1분기만 놓고 보면 KB금융이 증권사와 보험사로 벌어들인 당기순이익(KB증권 1799억원·KB손보 3135억원·KB라이프 870억원)은 무려 5804억원에 달한다.
이어서 신한금융(신한투자증권 1079억원·신한라이프 1652억원·신한EZ손해보험 -46억원) 2685억원, 하나금융(하나증권 753억원·하나생명 121억원·하나손해보험 -72억원) 802억원 등이다.
반면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의 13억원이 전부다. 1분기 실적 1위인 KB금융과 무려 5791억원, 3위 하나금융과 격차는 789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우리투자증권에 이어 동양생명·ABL생명의 자회사 편입으로 당장 3분기부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새롭게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3월에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획득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인가 획득 이후 트레이딩 시스템(HTS)과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출시했으며 세일즈앤트레이딩(S&T), 직접투자(PI) 등의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2분기 이후에는 위험 관리에 중점을 둔 여신 운용 및 증권업 유가증권 관련 이익에 더욱 집중하는 것을 비롯해 순영업수익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품으로 들어온 동양생명과 ABL생명 역시 3분기부터 각 사 실적이 반영된다. 지난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각각 3143억원과 1051억원으로 양사 합계 4200억원에 달한다. 우리금융은 두 보험사 인수 당시, ABL생명은 100% 지분을 확보했으나, 동양생명은 75.34%의 지분은 인수했다. 실적 역시 인수지분 비중대로 반영된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이 동양생명의 24% 수준의 잔여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우리금융 관계자는 "동양생명의 잔여 지분 매입은 검토하고 있으나 시기에 대해서는 미정이다"고 밝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3월 IB 업무를 할 수 있는 종합 증권사 라이선스를 획득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두 생명사 실적 역시 3분기부터 반영되는 것은 물론 인수 합병에 따른 염가매수차익 효과도 볼 수 있어 하나금융과 실적 격차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면서, "증권 사업이 본격화되고 보험사의 실적이 온전히 반영되는 내년에는 주요 금융그룹의 실적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실적 전망에 대해 "이자이익 개선과 함께 견조한 수수료이익과 유가증권, 외환관련 이익증가로 비이자이익도 증가할 것이다"면서, "비은행 자회사 가운데 증권은 1분기에 이어 영업기반 확장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보험사의 이익이 더해지며 최소 1000억원 이상의 연결이익 증가 효과가 가능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도 "우리금융은 3월말 증권 자회사의 MTS 출시, 7월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등 비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그룹 수익기반을 확충해가고 있다"며, "3분기부터 보험사 실적이 반영되며 그룹 실적 개선 추세가 나타날 전망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이전보다 다각화된 수익기반 등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