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높아지면 머리가 아찔하거나 몸이 붕 뜨는 듯한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냉방병, 탈수, 저혈압 같은 여름철 흔한 증상이 복합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식이요법은 꽤 효과적인 해결책이 된다. 특히 철분, 엽산, 칼륨이 풍부한 시금치는 여름철 어지러움을 줄이는 데 적합한 채소다.
빈혈과 어지러움 잡아주는 의외의 식재료 '시금치'
시금치는 대표적인 철분 채소다. 체내 철분이 부족하면 적혈구 생성이 원활하지 않아 산소 운반 능력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쉽게 피로해지고 어지럽다. 시금치 한 컵(약 180g)에는 6mg 정도의 철분이 들어 있다. 비타민 C도 들어 있어 철분 흡수를 높여준다. 적혈구 생성 과정에 꼭 필요한 성분인 엽산도 핵심이다. 특히 임신 중 어지러움을 느끼는 여성에게 시금치가 권장된다.
어지럼증의 또 다른 원인인 전해질 불균형에도 좋다. 시금치의 많은 칼륨은 체내 나트륨 농도를 조절하고 수분 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수분 섭취가 부족한 여름에 적절한 칼륨을 섭취하면 전신 무력감과 어지러움을 줄일 수 있다.
시금치 손질할 때 그냥 씻으면 안 되는 이유
시금치는 흐르는 물로만 씻으면 잔류 농약이 남을 수 있다. 겉잎에 흙과 먼지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뿌리 부분에 흙과 잔여물이 몰리기 쉬워 칼로 밑동을 잘라낸 뒤 손가락으로 잎 사이를 하나하나 벌려 씻는 게 좋다. 미지근한 물에 소금을 탄 후 5분 정도 담가두면 농약이 제거된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질산염'. 시금치에는 질산염이 들어 있는데, 잘못 보관하면 박테리아에 의해 독성 물질인 아질산염으로 바뀐다. 삶은 시금치를 실온에 오래 두는 건 피해야 한다. 데친 뒤에는 찬물에 헹궈 열을 식히고 바로 냉장 보관을 해야 한다.
질산염 자체는 해롭지 않지만, 체내에서 아질산염으로 바뀌면 혈액 산소 운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산소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해 어지러움, 두통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리 후 보관과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하다.
시금치와 함께 먹으면 안 좋은 음식도 있다
시금치는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옥살산을 많이 포함한다. 그 때문에 우유, 치즈 같은 고칼슘 식품과 함께 먹으면 칼슘 흡수가 잘 안된다. 옥살산이 칼슘과 결합해 불용성 결정을 만들어 소화기관에 부담을 줄 수 있고, 과하면 결석 발생 위험도 커진다.
두부도 함께 먹지 않는 게 좋다. 두부에 포함된 칼슘이 시금치의 옥살산과 만나 불용성 수산칼슘으로 변한다. 예로부터 '시금치 된장국에 두부 넣지 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함께 넣지 않는 게 좋다. 물론 단기간이나 소량 조합으로 바로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같은 식단이 반복될 때 주의해야 한다.
또한 시금치에 풍부한 비타민 K는 혈액 응고 기능을 높인다. 와파린 같은 혈액 희석제를 복용 중인 이들은 시금치 섭취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거나 줄이는 것이 좋다. 갑자기 많이 먹으면 약물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시금치, 어떻게 먹어야 가장 효과적일까
어지러움 완화 목적이라면 철분 흡수를 높이는 조리법이 중요하다. 시금치를 삶은 뒤 참기름, 간장, 마늘 등을 넣어 무쳐 먹는 기본 나물 스타일도 좋지만, 여기에 레몬즙을 약간 넣으면 철분 흡수율이 올라간다. 레몬에 들어 있는 비타민 C가 흡수를 돕는다.
시금치를 생으로 먹을 땐 옥살산이 많아 반드시 깨끗이 씻은 뒤 뜨거운 물에 데쳐야 한다. 삶는 시간이 길수록 옥살산은 많이 빠진다. 30초 이상 데치고 찬물에 식힌 다음 요리에 쓰는 것이 안전하다.
시금치를 주스로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삶은 시금치와 바나나, 레몬즙, 물을 믹서에 갈아 마시면 비타민과 철분을 동시에 보충할 수 있다. 다만 생으로 갈 경우 위에서 언급한 질산염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삶은 시금치를 사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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