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K-라면 양강구도인 삼양식품과 농심이 글로벌 시장에서 열띤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시가 총액 10조원을 돌파한 삼양식품은 해외 매출 1위 굳히기에 나선 반면 농심은 생산력 확대와 현지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양식품 주가는 식품업계 처음으로 시가총액 10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 1일 종가는 136만2000원이다. 앞서 5월 16일 종가 기준 100만원선을 넘으며 황제주로 등극한 지 약 한 달 만에 140만원선에 진입한 바 있다.
해외매출 비중이 80%에 달하는 만큼 실적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올 1분기 삼양식품 매출과 영업이익은 5290억원, 1340억원으로 각각 37%, 67% 급증했다.
해외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생산력도 강화됐다. 최근 경남 밀양2공장을 가동하며 연간 라면 생산능력을 기존 18억개에서 25억개로 늘렸다.
중국에는 첫 해외 생산기지를 건설 중이다. 저장성 자싱시에 짓고 있는 공장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연간 약 8억 개 규모의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삼양식품의 수출 비중 1위 국가는 중국(28%)이다.
삼양식품은 또 ‘불닭’에 편중된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중이다. 글로벌 라면 브랜드인 '탱글'과 ‘맵’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증권가는 삼양식품의 실적 호조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해외 실적 확대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NH투자증권 주영훈 연구원은 “하반기 밀양2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실적 모멘텀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도 생산 거점을 확충하며 삼양식품을 바짝 뒤쫓고 있다. 울산삼남물류단지에 오는 2027년까지 2290억원 들여 수출형 물류센터를 세우는 중이다. 연면적 약 16만5200㎡(5만평) 규모로 라면 수출기지로 활용될 계획이다. 이 센터는 농심의 부산·녹산 공장에서 생산하는 라면과 스낵 등의 물량을 부산·울산·경남 및 해외로 수출하는 허브 역할을 맡는다.
농심의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은 40% 수준으로, 2030년까지 60%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시장 공략도 지속 중이다. 최근 미국 텍사스 군사기지 ‘포트 블리스’ 내 한식 프랜차이즈 ‘컵밥’ 매장에서 신라면을 정식 메뉴로 출시하기도 했다. 미국 주요 군사기지에서 라면 메뉴 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다.
농심은 컵밥과 손잡고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K푸드와 신라면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간다.
일본에서는 편의점 채널 판촉·판매를 늘리고, 라면 체험공간도 열었다. 지난달 일본 하라주쿠에 아시아 첫 매장이자 글로벌 2호점 ‘신라면 분식’을 오픈했다. ‘신라면 분식’은 농심이 세계 주요 관광지에서 신라면의 매운맛과 농심 브랜드를 알리고자 지난 4월 페루 마추픽추를 시작으로 운영 중인 글로벌농심 라면 체험공간이다.
앞서 지난 3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법인 '농심 유럽 (Nongshim Europe B.V.)'을 설립하며 유럽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유럽 내 신라면 등 주요제품 판매 확대 및 현지 기호에 맞는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유럽지역 매출을 4배로 키운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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