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화장실은 습기가 가득 찬다. 특히 샤워 후에는 수증기가 화장실 구석구석에 맺힌다. 이런 상태에서 화장실 문을 닫아두면 벽, 천장, 타일 틈에 곰팡이가 자라기 쉽다. 샤워할 때마다 나는 퀴퀴한 냄새도 이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막으려면 화장실 문을 닫아두는 것이 좋을까, 열어두는 것이 좋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일정 시간 ‘열어두는 것’이 더 낫다. 습기 제거와 곰팡이 방지에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샤워 후 문은 무조건 열어야 한다
뜨거운 물로 샤워한 직후 화장실 내부는 고온다습한 상태가 된다. 이때 문을 닫아두면 수증기가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벽과 천장에 물방울이 맺히는 결로 현상이 심해진다. 거울과 벽면, 심지어 천장까지 젖은 채로 오랫동안 마르지 않는다. 곰팡이는 그 틈을 타 곧장 자리를 잡는다.
화장실 문을 열어두면 상황은 달라진다. 내부 공기가 빠르게 순환되며 수증기가 외부로 빠져나간다. 벽과 바닥도 그만큼 빨리 마른다. 환기창이나 배기 팬이 없는 구조라면 문을 열어두는 것이 유일한 습기 제거 방법이다. 창문이 없다면 문을 열고 거실 쪽 창문을 함께 열어 실내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도 좋다.
항상 열어두기 어렵다면
물론 화장실 문을 항상 열어두기는 어렵다. 샤워할 때는 문을 닫아야 하고, 습한 냄새가 거실로 퍼지는 게 싫을 수도 있다. 이럴 땐 샤워나 세면 후 최소 30분만 문을 열어두는 것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시간 동안 대부분의 수증기와 습기가 빠져나간다. 샤워 커튼이 있다면 접지 말고 활짝 펼쳐 두는 것도 중요하다. 커튼이 접혀 있으면 그 주름 사이에 곰팡이가 먼저 생긴다. 조명 근처, 바닥 틈, 선반 구석부터 검게 번지기 시작해 결국 화장실 전체로 번진다.
화장실 내 환풍기가 있다면 샤워 후 일정 시간 돌려주는 것도 좋다. 하지만 환풍기의 성능이 약하거나 작동 시간이 짧다면 문을 여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문을 열어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만으로도 습도 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
열어두는 시간도 요령이 있다
문을 열어두는 시간은 일반적으로 15~30분 정도면 적당하다. 습도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겨울철에는 실내 온도 저하를 막기 위해 문은 닫고 창문만 여는 방식도 쓸 수 있다. 반대로 여름철에는 화장실 문과 창문을 동시에 열어 빠르게 환기하는 게 낫다.
특히 화장실이 외부 창이 없는 구조라면, 환풍기보다 문을 여는 게 더 효과적이다. 오히려 환풍기가 약한 구조라면 문을 닫은 상태에서 돌리는 것보다, 문을 열고 자연 환기를 유도하는 편이 더 빠르다.
열어두면 생기는 의외의 장점
화장실 문을 열어두면 얻을 수 있는 또다른 이점이 있다. 따뜻한 수증기가 외부로 빠져나가며 실내 온도를 약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겨울철엔 난방비 절약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벽지나 목재 가구가 있는 화장실 인접 공간으로 습기가 퍼지는 것도 막을 수 있다. 화장실 문을 닫은 채 습한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면, 주변 공간의 벽지부터 눅눅해지고 변색이 시작된다. 결국 곰팡이는 화장실 하나에서 끝나지 않고 집 전체로 퍼질 수 있다. 그래서 문을 열어두는 것만으로 벽과 마루, 가구까지 보호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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