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만에 다시 2%대로 올라섰다. 누적된 식품가격 인상이 전반적인 물가상승을 이끌었고,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석유류 가격도 다시 상승 전환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1(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이는 올해 들어 최고 상승폭이며, 5개월 만에 다시 2%대를 기록한 수치다.
품목별 지표를 보면 가공식품 물가는 4.6% 상승해, 2023년 11월의 5.1% 이후 19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달했다. 빵(6.4%), 커피(12.4%), 햄 및 베이컨(8.1%) 등 주요 가공식품이 특히 가격 상승세를 주도했다. 통계청은 이들이 전체 물가를 0.39%포인트(p)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식료품 가격이 중가하면서 체감 물가는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월 석유류 가격은 일시적으로 0.3% 상승, 다시 반등했다. 이는 중동 정세 불확실성이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상반기 동안 석유류는 등락을 거듭하며 소비자물가에 변동성을 부여해왔다.
농산물은 지난해 동월 대비 1.8% 하락했다. 그러나 달걀은 6.0%, 수산물은 7.4% 상승해, 장바구니의 선택 품목에 따라 체감은 크게 다를 수 있다. 농산물 전체의 하락에도 일부 품목의 상승세는 여전한 양상이다.
생활물가지수(144개 자주 구매 품목 중심)는 2.5% 상승, 체감 물가 압력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OECD 방식의 근원물가지수(식료품·에너지 제외)는 2.0%로 안정 범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6월 수치를 보면 상승 압력이 부분적으로 확산 중임을 알 수 있다.
4~6월 일부 가공식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며 올해 장바구니 부담이 이미 가중되고 있다. 4월에도 가공식품은 4.1% 올랐고, 커피와 외식물가도 동반 상승했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제유가를 자극하면서, 6월 석유류는 전월보다 상승 전환해 물가 상승의 촉매 역할을 재개했다.
야채·곡물 중심의 농산물 지수는 하락했지만, 달걀·수산물·일부 축산물이 여전히 가격 상승을 이어가며 소비자 부담을 분산시키고 있다. 생활물가지수가 2.5%를 기록한 것은 꾸준한 가공식품과 외식물가 상승 때문으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도 현실적인 체감 물가 압력이 견고함을 시사한다.
금리 인상 여력은 제한적이며, 물가 안정화를 위한 통화정책은 신중해야 할 시기다. 정부는 주요 작황과 생산량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목표 재배·수급 정책을 통해 농산물 가격 급등 방지에 나서야 한다. 국제 정세와 국내 유류세 조정 정책을 병행해 석유류 가격 변동이 물가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생활물가 상승은 서민경제에 부담이 큰 만큼, 정부·지자체 주도의 취약계층 맞춤식 지원 강화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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