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넘는 대형마트, ‘저마진’ 고통에도 ‘원가절감’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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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넘는 대형마트, ‘저마진’ 고통에도 ‘원가절감’ 택했다

이뉴스투데이 2025-07-02 14:1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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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바이 애슐리 분당점. [사진=이랜드]
델리 바이 애슐리 분당점. [사진=이랜드]

[이뉴스투데이 황수민 기자] 대형마트들이 불황 속 생존 전략으로 ‘가격 역설계’를 꺼내 들었다.

원가에 마진을 더해 가격을 정하던 기존 공식을 뒤집고 판매가를 정한 뒤 이에 맞춰 원가와 이윤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급증하고 있는 초저가 수요에 대비해 일부 이윤을 포기하더라도 소비자를 붙잡겠다는 판단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5월 온라인 매출은 13.0% 늘어났고 오프라인 매출은 0.9%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한 것은 '설 특수'가 있었던 지난 1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유형별로는 백화점(2.3%), 대형마트(0.2%), SSM(1.0%)의 매출은 늘었고 편의점(-0.2%)은 감소했다. 그러나 구매 건수는 대부분 업태에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2.0%), 대형마트(-2.5%), SSM(-3.1%) 모두 구매 건수가 줄었으며 편의점만 0.5% 증가했다.

산업부는 올해 5월은 작년보다 휴일이 하루 더 늘어난 상황임에도 방문 고객(구매 건수)이 감소한 반면 물가 상승과 고가품 중심 매출 확대로 1회 방문 시 구매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오프라인 매출을 상품군별로 보면 주얼리·시계류 등 명품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반면,  식품(1.0%)은 소폭 상승에 그쳤다. 반면 가전·문화(-7.8%), 아동·스포츠(-2.5%), 패션·잡화(-3.7%) 등의 부진은 계속돼 소비 양극화 현상이 강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이처럼 소비 기조의 불균형이 심화하자 대형마트들은 생존대책으로 ‘가격 역설계’를 택했다.

우선 이마트는 최근 5980원짜리 초저가 위스키 ‘저스트 포 하이볼’(Just for Highball)을 선보였다.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소주 가격대(약 5000∼7000원) 위스키를 목표로 한 가격 역설계 상품이다. 하이볼용 위스키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현재 시판 중인 위스키 원액 중에선 최저가에 속한다.

해당 제품으로 355㎖ 잔 기준 약 8잔의 하이볼을 만들 수 있다. 한 잔당 가격이 800원이 채 안 되는 수준이다. 원가 절감을 위해 용기도 유리병이 아닌 페트병을 사용했다.

이마트가 LG생활건강과 함께 내놓은 스킨케어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가 진열된 매대. [사진=황수민 기자]
이마트가 LG생활건강과 함께 내놓은 스킨케어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가 진열된 매대. [사진=황수민 기자]

또 다른 사례로는 이마트가 지난 4월 LG생활건강과 함께 내놓은 스킨케어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가 있다. 가격은 8종 모두 4950원으로 책정됐다.

품질과 가격에만 집중한다는 취지로 제품 포장을 단순화하고 인공지능(AI) 모델을 활용하는 등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했다. 출시 후 두 달간 누적 판매량은 3만2000여개에 달하면서 이마트 스킨케어 전체 매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롯데마트는 지난 4월 1000원짜리 PB 두부와 콩나물을 출시했다. 기획 단계에서 판매가를 1000원으로 책정한 뒤 협력사와 일정 물량을 미리 계약해 원가와 이윤을 맞췄다. 일반 상품 대비 50% 이상 저렴한 가격 덕에 해당 상품은 출시 이후 해당 카테고리 판매 상위 5위 안에 올랐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6월 선보인 ‘요리하다 월드뷔페’ 역시 가격 역설계의 연장선에 있다. 양식·일식·중식 등 40여종의 메뉴를 3000원대와 4000원대 두 종류의 균일가로 맞춘 즉석조리식품(델리)이다. 원재료를 대량 매입해 단가를 낮추고 손이 많이 가는 일부 메뉴는 협력사에서 반조리 상태로 들여와 간단한 조리만 거쳐 판매하는 방식으로 판매가를 절감했다.

이랜드 킴스클럽이 선보인 ‘델리 바이 애슐리’는 이 전략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애슐리퀸즈 뷔페 메뉴를 180여종의 가정간편식으로 구성해 3990원 균일가에 판매한 이 제품은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500만개를 넘기며 밀리언셀러 반열에 올랐다.

이랜드킴스클럽은 델리 바이 애슐리가 킴스클럽 방문 고객 수를 20% 이상 늘리는 등 모객 효과도 큰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 델리 바이 애슐리 도입 이후 20대 고객 비중은 평균 430%, 30대는 290% 증가했다. 50대 이상 고객 비중도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전 연령층의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고 이랜드킴스클럽은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와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이 100원, 200원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대형마트들이 이윤을 줄이더라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전략에 나서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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