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과 초록이 가득한 산책길, 브브걸 은지의 인스타그램 사진 한 장이 시간 여행을 떠나게 한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뒤돌아보며 카메라를 응시한다. 하지만 그 속엔 은근한 90년대 무드와 뉴트로 감성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블랙 티셔츠와 플레어 스커트, 그리고 투박한 샌들의 조합은 ‘꾸미지 않은 듯한 여유’로 요즘 MZ들의 취향을 정조준했다.
은지가 선택한 블랙 티셔츠는 어깨선과 소매 길이에서부터 90년대 박시핏의 향기를 풍긴다. 여기에 풍성하게 퍼지는 블랙 스커트는 과거 엄마 옷장에서 본 듯한 낯익은 실루엣. 하지만 그 위엔 레이스처럼 은근하게 드러나는 시스루 디테일이 더해져 지금의 공기와 딱 맞아떨어지는 세련된 변주를 보여준다.
발끝을 장식한 샌들은 80년대 운동화의 실용성과 편안함을 닮았다. 발등을 감싸는 스트랩과 두툼한 밑창, 투박한 듯 단순한 디자인은 오히려 더 신선하고 쿨하다. 브브걸 은지의 룩은 온전히 자연과 어우러지는 산책 스타일링이지만, 그 속엔 레트로와 모던이 공존하는 균형감이 숨어 있다.
90년대는 지금의 Y2K 열풍을 키운 뿌리와도 같다. 꾸미지 않음, 덜어냄, 실루엣의 여유. 그런 의미에서 은지의 이 룩은 단지 ‘옛 감성’이 아니라, 오늘의 미감으로 다시 정의된 레트로의 현대적 해석이라 볼 수 있다.
복잡한 날들 속, 이런 산책길 룩 하나면 충분하다. 블랙 티셔츠 한 장, 풍성한 스커트, 편안한 슈즈. 누구든 쉽게 따라 할 수 있으면서도, 은지처럼 자신만의 결을 입히는 것이 핵심이다. 조용한 공원에서 나만의 레트로 타임슬립을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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