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출귀몰` 도박사이트, 청소년 위협하는데…신고·차단 `하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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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출귀몰` 도박사이트, 청소년 위협하는데…신고·차단 `하세월`

이데일리 2025-07-02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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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청소년들이 접할 수 있는 도박사이트는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정부의 규제가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를 통해서만 도박 사이트를 차단할 수 있는데 이 과정을 마치는 데까지 절차가 지나치게 까다롭고 필요한 증빙자료도 과도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결국 청소년들이 무방비로 도박 사이트에 노출되고 있어 이를 전문적으로 다룰 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매년 사감위가 방심위에 불법 도박사이트 차단을 요구하는 건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연도별 심의 건수는 △2020년 1만 5635건 △2021년 1만 7462건 △2022년 2만 561건 △2023년 3만 7390건 △2024년 3만 9084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도박 사이트가 점점 늘어남에 따라 심의 의뢰 건수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하지만 정작 방심위에서 이를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늘고 있다. 방심위가 해외 서버에 적을 둔 사이트를 차단하거나 국내 서버 이용을 해지하는 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2020년 14.5일에서 2024년 121.4일로 크게 늘었다. 무려 4개월이 걸리는 셈이다.

이는 불법 도박 사이트를 차단하기까지 거쳐야 하는 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기 때문이다. 현재 상당수 도박사이트 차단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와 합법사행산업자 7곳이 불법사이트를 탐지하고 증거를 확보해 신고하면 방심위가 이를 심의에 올려 불법사이트 여부를 파악한 후 주소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여기에 위원들이 한 곳에 모여 대면 회의를 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다량의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다. 사감위와 사행산업자는 사이트를 찾아낸 후 불법성을 입증하기 위해서 로그인 전후의 화면이나 입출금 내역을 캡처한 이미지 등을 함께 첨부해야 하는데 사이트의 도메인만 보낼 때보다 훨씬 번거로운 과정이다. 도박사이트 회원가입 과정에서 신고자의 개인정보까지 유출될 수 있어 신고가 소극적이거나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불법사이트를 발견한 후 방심위가 불법도박 사이트를 차단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결국 적발된 도박업자들이 우회 사이트나 복제 사이트를 만들어 내고 다시 불법 도박을 운영하는 행태를 신속하게 막기가 쉽지 않은 구조인 것이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지난해 도박특위에 참여했던 민무홍 성균관대 소프트웨어연구실 교수는 “아무리 모니터링을 해서 신고를 해도 이후에는 차단이 돼서 사라진 건지, 그들이 스스로 옮긴 건지 모르겠다”면서 “이들을 잡은 건지 아닌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기술을 활용한 불법도박 사이트 탐지 수준은 이미 상당히 발전해 있다”면서도 “하지만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이러한 자료들이 연구에만 활용되고 정작 사이트 차단에는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불법도박 사이트 차단 절차가 전자심의 등으로 간소화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불법 사이트 차단 여부에 대해서 심의안건을 검토하고 표결하는 데까지 전자 시스템으로 처리할 경우 빠르게 심의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도박사이트 차단만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소위원회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가 불법도박 근절과 미래세대 보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출범한 도박극복프로젝트 특별위원회도 방심위 내에 불법도박 전담 소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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