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장 유동성 부족·시중 인프라 미비 등 과제…"24시간 거래로 가야"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야간장 유동성 부족·시중 인프라 미비 등 과제…"24시간 거래로 가야"

이데일리 2025-07-02 05:00:47 신고

3줄요약
[이데일리 장영은 이정윤 기자]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거래시간이 다음날 새벽 2시까지로 연장된 지 1년이 지났다. 거래시간 연장은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 참여와 함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7년 만에 단행된 대규모 구조개편 조치다.

국내외 투자자들의 거래 편의성 제고와 금융시장의 선진화라는 목표에 맞는 소정의 성과를 거뒀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야간시장 유동성 부족과 시스템 미비 등의 현실적인 한계를 지적했고, 전문가들은 24시간 거래 체제로 가기 위한 당국의 정책 결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사진= AFP)




◇ 야간 거래 급감…“받아줄 사람 없으니 거래 힘들어”

1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외환시장 거래시간이 연장된 후 1년간 원·달러 환율 일평균 변동폭은 11.7원이었다. 이는 오후 3시 30분까지만 외환 거래가 이뤄졌던 직전 1년(7.1원)과 비교하면 64.8% 확대된 것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트럼프 트레이드, 비상계엄 및 탄핵정국, 상호관세 리스크 등으로 환율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점을 감안해 거래시간 연장 이후만 놓고 봐도 연장시간대를 포함한 경우의 환율 변동폭이 정규장(오전 9시~3시30분까지) 대비 42.7%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장 시간대 특히 야간 시장에서 유동성은 급격히 줄어드는 데 비해 해외 지표와 이벤트 발표로 변동성이 커지는 데 따른 것이다. 거래 상대방이 마땅치 않으니 야간 거래를 꺼리게 되면서 유동성이 더 줄어드는 악순환도 발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딜러는 “야간에 유동성이 워낙 없다 보니 자칫하다간 손실이 너무 클 수 있어서 굳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야간) 거래 자체를 하지 않는다”며 “밤중에 나오는 미국 이슈 등에 대응이 가능해진 점을 좋지만 바로바로 대응을 하기 위해선 유동성이 따라줘야 한다”고 말했다.

시중 은행의 시스템과 인력 상의 문제나 외환중개 시장에서의 독점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강원태 한국자금중개 외환스와프 딜러는 “은행들은 프론트(거래 담당 부서)는 어느 정도 준비돼 있지만, 중간 단의 리스크 관리 부서나 결제·회계·정산 등 뒷단에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전병철 NH농협은행 딜러는 “아직 해외 데스크는 열지 않아서 새벽까지 거래를 해야 하니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는 면이 있다”며 “인력 보충을 계획 중이긴 한데 규모가 작은 은행들은 야간 거래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외환 현물환 거래의 90%가량을 중개하고 있는 서울외국환중개의 독점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야간거래에서 역외 참가자들이 주로 자동화된 전산 시스템(API)을 통해 거래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동성이 풍부한 서울외국환 중개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원화 국제화 위한 첫발…24시간 거래 위해선 ‘결단’ 필요

현실적인 과제가 있지만 외환 거래시간 연장과 나아가 24시간 거래 체제 확립이 원화 국제화와 우리 금융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첫발’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1년 동안 큰 사고가 없었다는 것 자체가 성과라고 볼 수 있고, 우리 시장이 그만큼 성숙했다는 증거”라며 “딜러 등 시장 참가자들의 의견을 경청해 24시간 시장 개방 여부를 타진해봐야 한다”고 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거래시간 연장은 원화 24시간 거래, 원화 국제화로 가는 중간단계”라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에 편입되기 위한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24시간 거래 체제로 가기 위해선 정부 당국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효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장은 “우리나라는 과거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경험이 있다 보니 경제여건 충분히 발달해도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면서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의 조직개편 이야기가 나오는데 외환시장 관리와 관련해 정책을 촉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