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구원투수’···트럼프發 관세에도 149억달러 ‘사상 최대’

부산항 신선대부두,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재시동을 거는 가운데 6월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호조를 이어가면서 전체 수출도 한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5년 6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598억달러로 집계됐다. 6월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조업일수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도 6.8% 증가한 28억5천만달러로 나타났다.

수출 회복세는 반도체가 이끌었다. 반도체 수출은 149억7천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1.6% 증가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DDR5 등 고부가 제품의 수요가 탄탄하게 유지된 데다 메모리 고정가격 상승이 실적을 뒤받쳤다. 반도체 수출은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상반기 누적 수출에서도 반도체는 유일하게 성장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증가한 733억달러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출은 0.03% 감소해 사실상 보합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 관세 정책 여파는 일부 품목에서 감지됐다. 자동차 수출은 63억달러로 2.3% 증가하며 6월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미국 수출은 감소했다.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전기차와 중고차 수출이 늘어나며 전체 증가세를 유지했다.

바이오헬스(36.5%), 선박(63.4%), 컴퓨터(15.2%) 등도 상승세를 보였고, 석유제품(-2.0%)과 석유화학(-15.5%)은 유가 약세 영향으로 부진했다. 국가별로는 미국(112억4천만달러, -0.5%)과 중국(104억2천만달러, -2.7%) 수출이 감소했다. 아세안(97억6천만달러, 2.1%), 유럽연합(58억달러, 14.7%), 대만(43억4천만달러, 31.0%) 등은 증가세를 보였다.

6월 수입은 507억2천만달러로 3.3% 늘었다. 에너지 수입은 14.7% 줄어든 85억5천만달러로 , 반도체 장비 등을 포함한 비에너지 수입은 7.9%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90억8천만달러 흑자로 2018년 9월 이후 최대치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대미 관세,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불확실성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선방했다”며 “정부는 한미 통상 협상 대응, 무역금융 확대, 대체시장 발굴 등 수출 지원책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