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미 국방부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국방예산안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1조100억달러(약 1488조원)를 의회에 요청했다. 특히 이번 예산안 증액은 최근 거론되는 한미간 방산 협력 가능성과 맞물리면서 국내 방산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1일 미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국방예산안의 증액 배경에는 중국에 대한 견제와 미 국방산업 재건, 미 본토 안보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도 펜타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역사적인 이번 국방예산안은 본토 안보 강화와 인도-태평양지역에서의 중국 위협 억제, 국방산업 기반 재건, 그리고 납세자의 세금을 잘 관리하겠다는 우리의 약속 이행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관계자는 법률에 근거해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1130억달러(약 153조원) 규모의 의무지출 예산을 조선, 미사일 방어, 군수품 생산, 군인들의 삶의 질 개선 등에 우선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 미 국방부는 본토 방어를 위한 ‘골든돔(Golden Dome)’ 구축에 250억달러(약 33조원)를 투입한다. 골든돔은 미 본토로 날아오는 극초음속미사일 등 각종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새로운 미사일방어체계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5월 20일 구축 계획을 공식 발표한 사업이다.
핵전력 현대화에는 600억달러(약 81조원)가 편성됐다. 여기에는 핵무기를 탑재하는 B-21 신형 전략폭격기 개발과 컬럼비아급 핵추진 잠수함 건조, 그리고 핵탄두를 탑재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해상발사 순항미사일(SLCM-N) 개발사업이 포함된다.
항공력 증강을 위해서는 31억달러(약 4조2000억원)를 들여 F-15EX 전투기 21대를 추가 생산하고, F-35 전투기 성능개량과 6세대 전투기인 F-47 개발에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와 35억달러(약 4조7000억원)가 각각 투입된다.
대신 F-35 생산량은 74대에서 47대로 줄이고, 해군의 차세대 전투기인 FA-XX 개발은 최소한의 예산만 유지해 F-47 개발과 연계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E-7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사업을 기체당 가격 급증과 생존성 문제로 취소하는 대신 우주 기반 감시체계와 E-2D를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
해군력 확충을 위한 예산에는 총 19척의 신규 함정 건조 예산이 포함됐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신규 함정 건조는) 해군 현대화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보여준다”면서 “버지니아급 잠수함 2척과 컬럼비아급 잠수함 1척을 포함해 다양한 함종 건조에 상당한 투자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조선소 생산성 향상을 위한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도 예산에 편성됐다. 미 해군은 이번 예산안을 통해 287척의 전투함정을 유지한다는 목표다.
이 외에도 장거리 정밀타격 및 극초음속 무기 도입 예산으로 65억달러(약 8조8000억원)가 편성된 가운데 미 국방부는 최대 생산율로 2000여기의 핵심무기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우주기반 미사일 방어와 우주통제, 통신·정찰 등 우주전력 강화에 400억달러(약 54조원), 사이버 안보에 151억달러(약 20조4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 같이 미 국방예산이 사상 최대 규모로 증액되면서, 국내 방산업계 역시 미군의 무기 도입 확대에 따른 수출 기회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한국 방위산업의 강점을 기반으로 새로운 협력과 수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우리나라와의 함정 건조에 관한 협력 의사를 밝혀 미국 방산시장 진출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에 대해 장원준 전북대 방위산업융합과정 교수도 “미국의 사상 최대 국방예산 증액은 함정 MRO와 신규 건조, 탄약 생산 등에서 K방산의 수출과 협력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호재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장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함정 건조 협력 언급은 국내 조선·함정 산업의 미국 진출 가능성을 증대시킴과 함께, 새 정부가 지향하는 글로벌 4대 방산강국 진입의 핵심인 미 방산시장 본격 진출을 위한 한미간 국방상호조달협정(RDP-A) 체결과 공동개발 및 생산 추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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