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 벌어질지"…장마와 함께 찾아온 `도심 땅꺼짐`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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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 벌어질지"…장마와 함께 찾아온 `도심 땅꺼짐` 공포

이데일리 2025-07-01 16:35: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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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불안하긴 한데 잊고 사는 거죠. 그래도 장마철이 오거나 싱크홀(땅꺼짐) 발생 우려가 커질 때면 걱정돼요.”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도로 앞을 산책하던 윤세휘(30)씨는 아직도 지난해 여름을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했다. 당시 해당 도로에서 가로 6m·세로 4m·깊이 2.5m의 싱크홀이 발생해 차량에 타고 있던 80대 탑승자 2명이 중상을 입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던 탓이다. 특히 장마철이 되면서 윤씨를 비롯한 주민들의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2024년 8월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에서 땅 꺼짐(싱크홀)이 발생해 승용차가 통째로 빠지는 사고가 났다. 당시 복구 중인 사고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날 이데일리가 찾은 사고 발생 도로는 복구가 마무리돼 겉보기에는 큰 이상이 없어 보였다. 사고 흔적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은 주변보다 짙게 깔린 아스팔트 색뿐이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했다. 자가용을 운전해 출퇴근하는 서대문구 거주자 이모(43)씨는 “운전 중일 때는 걸을 때보다 더 불안하다”며 “보행 중에는 두 손이 자유로워 싱크홀을 피할 수 있겠지만 운전 중에는 밀폐된 차량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인근인 마포구에서도 최근 싱크홀이 발생했다. 지난 4월 28일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 2번 출구 인근에서 지름 40cm·깊이 1.3m 크기의 싱크홀이 생겼다. 인명·재산 피해는 없었지만 싱크홀 하부에서 하수도관이 파열되며 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눈에 띄지 않게 발생한 누수가 싱크홀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시민들은 ‘언제 어디서든 땅이 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호소했다. 애오개역 인근에 거주하는 김기웅(31)씨는 “지난번 사고 당시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었지만 땅 아래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몰라 불안하다”며 “계속 걸어 다녀야 하는 입장에서 장마철이면 특히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장마철 싱크홀 발생 위험이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장마철 시민들의 싱크홀 걱정은 기우가 아니다”라며 “장맛비가 지하로 스며들며 모래·자갈을 함께 씻겨가기 때문에 싱크홀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지표면이 4~5m가량 꺼지는 경우나 전봇대·나무가 기울고 물이 고이는 등 전조현상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일 지난해 8월 싱크홀(땅꺼짐) 사고가 발생했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도로 모습. (사진=김윤정 기자)


한편 이 같은 불안을 해소하려면 지자체가 싱크홀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언론에서 공개한 싱크홀 위험지도를 확인해봤다는 직장인 김모(31)씨는 “내가 사는 곳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나왔지만, 출퇴근하며 서울 전역을 다니다 보니 불안감을 완전히 떨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는 ‘지반침하 안전지도’를 현재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연희동 싱크홀 사고 이후 서울시는 시내 땅꺼짐 위험도를 5단계로 분류한 지도를 제작했지만, 올해 3월 명일2동 사고 이후에도 비공개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대신 서울시는 지표면 아래 2m 깊이까지 탐지 가능한 ‘지피아르’(지표투과레이더) 탐사 결과를 지도 형태로 공개하고 있다. 이상 없는 구간은 파란색, 빈 공간이 발견된 구간은 보라색으로 표시되고 구멍 규모·복구 여부 등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현재는 점검이 이뤄진 일부 지역만 확인할 수 있고 연희동과 명일2동 싱크홀 발생 당시에도 지피아르 탐사에서는 ‘이상 없음’ 판정이 내려졌다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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