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수민 기자] 현장 작업복, 스포츠 경기복 등 이른바 '특수복'이 일상복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패션업계가 기존 특수복에 기능성은 물론 실용성과 트렌디한 디자인을 접목해 1030 소비자 및 작업자들로부터 높은 수요를 이끌어 내고 있다.
워크웨어는 노동자를 위한 작업복에서 유래됐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찍이 몸집을 키워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인사이트파트너스에 따르면 글로벌 워크웨어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약 44조34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30년까지 1.5배 이상인 약 72조5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긴 역사를 지닌 리바이스, 칼하트 등이 글로벌 워크웨어 브랜드 대표로 꼽히며, 최근에는 일본의 워크맨, 아에르웍스 등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국내 워크웨어 미래도 밝다. 패션업계는 올해 워크웨어 규모를 약 1조5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성장 초기에 있는만큼, 블루오션 시장 선점을 위한 패션기업간 경쟁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2022년 대한제강이 출시한 워크웨어 브랜드 아커드가 있다. 아커드는 방염복, 작업복, 유니폼, 안전화 등을 필두로 소규모 현장 작업자부터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워크웨어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자사의 '비스포크(Bespoke)' 시스템을 통해 현장 맞춤형 제작을 진행하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 아커드는 목공, 인테리어, 반려견 훈련 및 사진작가팀 등 6인 이하의 소규모 작업자 팀의 맞춤형 작업복 제작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아커드 크루’를 진행하기도 했다.
기업이 아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작한 B2C 어센틱 라인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제품을 일상복에 적용시켰으며, 방염복 소재 '메타 아라미드'가 함유된 점이 특징이다. 현재 어센틱 에이프런, 어센틱 재킷 2종으로 구성됐다. 브랜드 철학과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MZ세대 사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오롱FnC 또한 ‘워커와 함께 만드는 리얼 워크웨어(Engineered For Worker)’를 콘셉트로 2020년 워크웨어 브랜드 볼디스트를 론칭했다.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상품 기획과 공동 개발을 통해 국내 워크웨어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볼디스트는 강한 폭염이 예고된 올여름철을 대비해 최근 냉감 소재를 강화한 '에어로 라인'을 대거 출시했다. 현장직에게 가장 필요한 기능인 통기성과 흡습속건 기능 등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에어로 라인’은 출시 이후 6월 1주 차까지 판매율 약 80%를 돌파했으며, 일부 품목은 초도 물량 대비 75% 규모로 리오더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워크웨어는 실용성과 기능성, 미학을 모두 중요시하는 MZ세대 소비 트렌드에 적합하고, 레트로 트렌드까지 접목되면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라며 "여기에 직업과 패션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면서 워크웨어 일상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장 작업복 이외에 실제 스포츠 경기복을 일상 아이템으로 적용한 사례도 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2024년 파리올림픽 때 소속 양궁팀과 협업해 세계 최초로 양궁 전용화인 '아처삭스'를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소비자 대상으로도 판매했고 약 85% 이상의 판매율을 기록했다.
작년 흥행 흐름을 이어 코오롱스포츠는 최근 티셔츠, 볼캡, 반다나 등 패션·잡화 아이템 10종으로 구성한 양궁 컬렉션 '에임 셋 슛'을 출시하기도 했다.
LF골프웨어 또한 지난달 세계 골프 국가대항전인 '라이더컵'에서 영감 받은 '팀 스포츠' 라인을 출시했다. 스포티한 감성을 기능성 소재와 디테일에 접목했으며, 여성과 남성 티셔츠, 슬리브 니스, 니트 플리츠 스커트 등으로 구성됐다.
업계 관계자는 "작업복이나 경기복이 스트릿 웨어화 되면서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 젊은 층의 지지를 얻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스포츠나 워크웨어 전문 브랜드 이외에 일반 의류 브랜드도 차차 트렌드를 반영하려는 시도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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