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탈출’ 외친 삼성, 생성형 검색 탑재···소비자 선택권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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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탈출’ 외친 삼성, 생성형 검색 탑재···소비자 선택권 ‘사각지대’

이뉴스투데이 2025-07-01 15:12: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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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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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구글 중심 검색 생태계에 의존해 온 삼성전자가 검색 주도권 회복에 나서고 있다. 생성형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AI를 기본 검색 엔진으로 탑재하려는 방안이 검토되는 가운데, 사용자 권리 보장이나 알고리즘 투명성이 결여될 경우 정보 접근권과 데이터 통제권이 제조사에 집중되는 폐쇄형 플랫폼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차기 갤럭시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퍼플렉시티AI를 기본 검색 앱으로 탑재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퍼플렉시티 검색 기능을 자사 인터넷 브라우저나 홈 화면 위젯에 노출하고,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Gauss’와의 연동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퍼플렉시티는 2023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오픈AI·구글 출신 개발자들이 창업한 생성형 AI 기반 탐색 스타트업으로 링크 나열이 아닌 요약 응답 중심 검색 서비스를 제공한다. 광고 없이 콘텐츠로 답하는 방식을 내세우며 월간 활성 사용자(MAU)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아마존·엔비디아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선택은 하드웨어 제조사로서 플랫폼 영향력 회복을 모색하는 행보로 분석된다. 현재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기본 검색 엔진과 브라우저, 광고 플랫폼까지 포괄하는 모바일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다. 삼성 스마트폰 역시 기본 검색 엔진으로 구글을 탑재, 검색 트래픽과 이를 통한 광고 수익은 대부분 구글로 귀속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퍼플렉시티AI 제휴는 일각에서 ‘질문 출발점’을 제조사가 다시 가져오려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장기적으로는 독자적인 검색 브랜드와 수익 구조 재건을 노린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퍼플렉시티는 현재 광고 기반 수익 모델을 초기 시험 중이며 삼성전자는 구글보다 낮은 제휴 비용을 통해 비용 대비 실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 이 전략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생성형 검색은 단순한 기능이 아닌 사용자의 질문 구조와 데이터 흐름, 알고리즘 추천까지 좌우하는 탐색 경험의 핵심 인프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기본 검색 엔진은 운영체제 설정에 따라 기본값으로 지정되며 일반 사용자로서는 이를 변경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삼성전자 역시 자사 브라우저와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해 일부 사용자가 대체 앱을 선택하는 데 불편을 겪었다는 사례도 반복적으로 보고됐다.

한국어 검색 품질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퍼플렉시티는 글로벌 이용자를 중심으로 설계된 영어 기반 생성형 검색 AI로 국내 언어와 맥락을 반영한 탐색 정확도에서는 아직 구글에 비해 완성도가 낮다는 평가가 있다.

품질 검증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본 탑재가 이뤄질 때 사용자 경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사용자 선택권을 좁히고, 플랫폼 통제권을 제조사가 다시 가져가려는 시도로 비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해외 주요 플랫폼들은 생성형 검색 도입 이후 사용자 권리 보호와 투명성 강화를 위한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도 유사한 문제의식에서 검색 전략을 재정비 중이다. 기존에는 사파리 브라우저를 중심으로 자체 검색 기술을 강화하고, 사용자 데이터를 기기 내에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구글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줄여왔다.

최근에는 독자 생태계 기조를 확장해 퍼플렉시티AI와의 기술 제휴 가능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와 사파리 브라우저에 퍼플렉시티 검색 기능을 통합하는 방안이 내부 논의 중이며 OpenAI, Anthropic 등과의 협력도 병행되고 있다. 애플 역시 독자 생태계 구축에 머무르지 않고, 외부 생성형 검색 기술과의 전략적 결합을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은 디지털시장법(DMA)을 통해 기본 앱 변경 권한 보장, 데이터 접근 범위 확대, 알고리즘 투명성 의무화 등을 제도화하며 플랫폼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검색 엔진 탑재 기준, 디폴트 설정 변경 절차, 사용자 데이터 활용에 대한 사전 고지 및 통제권 보장 등과 관련한 제도적 기준이 아직 뚜렷하게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데이터 흐름과 알고리즘 작동 기준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해야 플랫폼 전환이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기본 검색 설정 변경권과 알고리즘 공개 기준 등 사용자 중심의 제도적 장치가 병행돼야 지속 가능한 플랫폼 전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검색은 단순 검색이 아니라 사용자의 정보 접근, 콘텐츠 추천, 광고 노출까지 연결되는 플랫폼 시작점”이라며 “삼성전자와 퍼플렉시티의 제휴는 시장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신호이지만, 이 구조 변화가 소비자 권리 위에 세워져야 지속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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