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의 새 프론티어 ①] 통화 주권 시험대에 선 원화 스테이블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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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의 새 프론티어 ①] 통화 주권 시험대에 선 원화 스테이블코인

투데이신문 2025-07-01 14:43: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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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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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글로벌 디지털 금융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면서 자국 통화의 디지털 전환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한국에서도 새 정부의 공약 채택을 계기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며, 입법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름 그대로 ‘안정적인(stable)’ 가상자산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가격 변동성이 큰 일반 암호화폐와 달리, 스테이블코인은 특정 법정통화에 가치를 연동해 가격을 고정한다. 대표적으로 미국 달러에 1:1로 연동된 USDT(테더)와 USDC(서클)는 언제든지 1코인=1달러로 교환할 수 있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유통된다.

이러한 신뢰는 ‘준비금’ 구조에 기반한다.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기업은 유통량과 동일한 금액의 현금이나 현금성 자산을 준비금으로 보유해야 한다. 예를 들어 USDC를 발행하는 서클(Circle)은 발행한 코인 수만큼의 달러를 은행에 예치해 상환능력을 담보한다. 발행 구조의 투명성과 예치 자산의 안정성이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요건이다.

기술적으로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작동해 기존 금융 시스템과도 구별된다. 은행 영업시간이나 국가 간 중개 절차 없이 24시간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특히 해외 송금의 경우, 기존 거래 방식보다 수수료가 80~90% 저렴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효율성은 은행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나 자국 통화의 가치가 불안정한 국가 등에서 빠르게 확산한 배경이기도 하다,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황석진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금융의 한계를 보완하며 실질적 결제·송금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며 “변동성과 투기성을 전제로 한 일반 가상자산과는 목적과 구조가 다르며, 실물 경제에서 통화처럼 쓰일 수 있는 디지털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결제 수단 이미 편리한데’...새 코인 필요할까

우리나라의 경우 블록체인 등 기술력은 있지만, 원화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아직 입법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미 모바일뱅킹, 간편결제, 실시간 송금 시스템 등 잘 구축된 금융 인프라도 한몫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워낙 결제 환경이 뛰어나 스테이블 코인의 확산을 기대하기 어려운 요인“이라며 ”새로운 디지털 통화를 도입할 필요성을 체감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각국에서 달러를 비롯한 외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 상용화되는 가운데, 디지털 통화 시장에 원화가 참여하지 못하면 국가 경제의 디지털 통화 영향력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상명대 경제학과 서지용 교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단지 결제 수단으로서의 필요성보단 외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대세가 될 경우, 해당 통화 체계에 종속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한국의 결제 환경은 편리하지만, 여전히 은행 시스템에 종속돼 있다는 점에서,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수단의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활용 범위는 다양하다. 게임·엔터테인먼트 분야는 주요 활용처 중 하나다. 기존에는 각국 유저가 게임머니를 환전하거나 별도 계정을 생성해야 했지만,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전자지갑만으로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특히 거래량이 많고, 거래 빈도수가 높은 분야일수록 결제 효율성은 더 커진다.

해외 송금 역시 경쟁력이 크다. 유학생, 이주 노동자, 프리랜서 등 다양한 송금 수요층에게 스테이블코인은 속도와 비용 면에서 기존 은행 시스템보다 유리하다. 모든 거래 기록이 블록체인에 남는 만큼 자금 흐름의 투명성도 확보할 수 있다.

지난달 11일 디지털자산기본법안이 발의되며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발의 예정인 디지털자산혁신법안 등을 포함한 종합적 논의가 예상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법안 간 중복이나 충돌 우려가 있는 데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에 관한 기준이나 준비금에 보유할 수 있는 자산 기준도 미흡한 상황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경제가 확장되면서 통화의 개념도 변하고 있다”며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서의 통화 주권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안정성과 신뢰를 갖춘 구조로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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