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 등 4차 산업의 인력 수급대책을 수립하면서 미래 인력 수요를 적게 예측하고 인력공급 효과를 과다 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현장과 괴리된 대학교육 및 직업훈련으로 향후 4차 산업인력 수급에 차질도 우려된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감사원은 1일 이 같은 내용의 '4차 산업혁명 대응점검Ⅲ'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고, 교육부(3건)·산업통상자원부(1건)·고용노동부(1건)에 각각 인력양성과 관련한 개선방안을 마련토록 통보했다.
감사 결과, 산업통상자원부는 2031년까지의 반도체 인력수요 전망시 퇴직 등에 따른 인력 대체수요를 포함하지 않는 등 불합리한 예측 방법을 적용하여 필요인력 규모를 과소하게 전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는 2022년 7월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방안' 수립 시 향후 10년간(2022∼2031년) 반도체 분야 인력 수요를 12만7000명으로 예측했고, 정부는 이에 근거해 10년간 총 15만1000명의 인력을 양성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산업부는 산업 성장에 따른 성장수요만 고려하고, 퇴직 등 기존 고용 규모 유지를 위한 대체수요가 8만9000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나 이를 고려하지 않았고, 반도체 산업 성장률에서 노동 증가가 차지하는 비율(노동기여비율)을 90.3%로 가정해 성장수요를 과대 전망했다. 감사원이 한국재정학회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결과, 성장수요는 산업부 전망(12만7000명)보다 3만5000명 적은 9만2000명으로 분석됐다.
감사원은 반도체 산업 필요인력은 기존 전망보다 5만4000명 많은 18만1000명으로, 기존 전망을 기초로 반도체 분야 인력 양성사업이 추진될 경우 필요인력이 충분하게 공급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2031년까지 재정사업 등을 통해 반도체 인력 15만1000명을 양성키로 했으나, 신규 공급효과가 없는 재직자 대상 사업을 통해 인력이 공급 되는 것으로 분석하는 등 정책을 통한 인력공급효과를 실제 공급은 10만1000명으로 예상하는데 비해 과다 산정했다.
또 디지털 산업인력 공급대책 수립 시 산업 전체 인력 단위의 계획만 마련하고, 인공지능(AI) 등 8개 세부기술별 인력공급 대책은 마련하지 않아 2026년까지 빅데이터 등 6개 기술 인력난이 예상된다고 감사원은 판단했다. 분야별 인력난은 빅데이터 4983명, 클라우드 5만5814명, 사물인터넷 1만234명, 사이버보안 2만4344명, 5G·6G 1만8488명, 일반SW 18만1841명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분야 '산업계관점 대학평가'를 재실시한 결과, 43개 대학의 교육과정에 산업계 요구 42%만 반영(5점 만점 중 2.1점)돼 있으며, 반도체 교육을 위한 필수장비 보유도 30% 수준(5점 만점 중 1.5점)에 불과한 것으로 감사에서 밝혀졌다.
이에 감사원은 관계부처에 인력수요 전망 방식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핵심기술 개발에 필수적인 고급인력이 부족하지 않도록 디지털 분야 인력공급 대책을 보완하는 한편, 각 대학이 산업계 요구에 맞게 교육 과정을 개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제도운영 방식을 개선하도록 통보했다.
Copyright ⓒ 모두서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