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올해 6월, 한국의 수출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6월 수출은 59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호조가 이번 회복세를 이끌었다.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은 지난 5월 한 차례 주춤했던 흐름에서 벗어나 다시 반등한 것이다. 산업부는 이 같은 흐름을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과 고부가가치 품목의 경쟁력 강화"로 해석하고 있다.
6월 반도체 수출은 149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6% 늘어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 증가와 메모리 고정가격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수출은 올해 2월 한 차례 소폭 감소한 이후, 3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서버용 D램 중심의 수출 비중 확대가 긍정적인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자동차 수출도 63억 달러로 집계되며 6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고율관세 우려로 소폭 감소했지만, 유럽연합(EU)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전기차 수요 확산, 그리고 중고차 수출 증가가 전체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에 대한 수출 전략 다변화와 품목 고도화가 일정 부분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주요 국가별 수출 흐름을 보면, 미국과 중국 수출은 각각 0.5%, 2.7% 감소했다. 미국의 경우 '트럼프 시대' 관세가 재부과되면서 자동차 등 일부 품목에 부담이 생겼고, 중국은 내수 둔화와 수출 경쟁 심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유럽연합(EU)과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은 각각 14.7%, 2.1% 증가했다. 특히 유럽에서는 친환경 자동차와 첨단부품 수출이, 동남아에서는 전자제품·식품류 등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6월 수입은 507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지만, 수출 증가폭이 이를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90억8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9월 이후 최대 규모이며, 2023년 6월 이후 1월을 제외하고 12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무역수지의 흑자 확대는 수출 품목 다변화와 원자재 수입의 안정화가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산업부는 하반기 수출 전망에 대해 "AI 반도체, 전기차,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견조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의 고율 관세 재도입, 글로벌 고금리 기조에 따른 소비 둔화, 중동·유럽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정부는 수출 시장 다변화, 공급망 안정화, 물류비 절감을 위한 기업 지원 확대 등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6월 수출 회복세는 단기 반등을 넘어선 산업 구조 전환의 결과물로 평가된다. 반도체와 자동차라는 한국의 양대 수출산업이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무역흑자 확대는 거시경제 안정과 외환시장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기술기반 산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 수출이 향후에도 글로벌 공급망 내 핵심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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