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신희재 기자] “아직 50점도 못 준다. 전반기 활약은 30점이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 고명준(23)은 자신을 향해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올 시즌 커리어하이에 가까운 성적을 내고도 만족 대신 발전을 언급했다.
고명준은 6월 SSG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였다. 출전한 21경기 중 10경기에서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작성하는 등 몰아치기에 능했다. 간판타자 최정(38)과 에레디아(34)가 부상 여파로 부침을 겪는 상황에서 중심 타선에 큰 힘이 됐다.
6월 상승세에 힘입어 올 시즌 고명준의 성적은 74경기 타율 0.288(264타수 76안타) 7홈런 3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62로 뛰어올랐다. 팀 타율 1위, 타점 2위, 홈런 3위 등 쏠쏠한 활약이다.
최근 본지와 만난 고명준은 6월 들어 타격감이 올라온 비결로 “타격 사이클이 올라오는 시기였다”며 “훈련부터 나만의 루틴을 지키고, 타석에서 느낀 게 있을 때 타격코치님과 적극 소통하면서 좋아진 것 같다”고 소개했다.
이숭용(54) SSG 감독은 고명준이 올 시즌 바뀐 점 중 하나로 타격 위치 조정을 꼽았다. 고명준과 조형우(23)가 지난해보다 1cm 낮아진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기 위해 타석 앞으로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고명준은 “앞으로 나가는 게 당연히 도움이 된다. 요즘 투수들은 떨어지는 공의 폭이 크다”며 “타격코치님과 논의해 위치를 옮겼다. 조금이라도 덜 변화될 때 쳐서 확률을 높이려 한다. 앞으로 나간 만큼 타격 준비도 미리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풀타임 첫 시즌을 마친 고명준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30홈런-100타점을 목표로 내세웠다. 현재 자신의 성적에 만족하지 않는 이유다. 그는 “아직 50점도 못 준다. 전반기 활약은 30점”이라며 “선수라면 누구나 아무리 좋은 성적을 내도 만족하지 않는다. 나도 마찬가지다.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역 시절 전설적인 1루수였던 이숭용 감독도 같은 포지션인 고명준에 대해 "최정의 뒤를 이어 홈런 30개를 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아직 멀었다.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타자가 돼야 한다.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2021년 재창단한 SSG는 올 시즌 2020년 SK 와이번스 시절 마지막으로 뽑았던 4년 차 신인들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올해 주축으로 자리 잡은 1루수 고명준, 포수 조형우, 좌완 선발 투수 김건우, 우완 마무리 투수 조병현 모두 2002년생 드래프트 동기다.
고명준은 “동기들과 서로 ‘더 잘해서 청라 때 활약해 보자’는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면서 “누구 한 명이 안 될 때 다 같이 가서 토닥여주고, 좋은 말도 해준다. 그렇게 서로 의지한다”며 '02즈'의 끈끈함을 강조했다.
고명준은 “타석에서 홈런은 일절 생각하지 않는다. 의식하면 타격 밸런스가 무너질 것 같아 정타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30홈런 목표는 아직 진행 중이지만, 어차피 결과는 끝나면 나온다. 시즌이 남아있기 때문에 개인 기록보다 팀이 이기는 걸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9일 옆구리 통증으로 휴식을 취한 고명준은 다음날인 30일 검사 결과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1일 몸 상태 확인 후 경기 출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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