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최철순은 레전드의 품격을 더 높여주는 선수다.
전북 현대는 27일 오후 7시 30분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에서 김천 상무에 2-1 승리를 거뒀다. 전북은 선두를 더욱 공고히 유지했다.
거스 포옛 감독은 그동안 써왔던 선수들 위주로 선발 명단을 구성했는데 우측 풀백에는 변화가 있었다. 이번 시즌 주전은 김태환이었다. 김태환은 미친 활약을 해주면서 포옛 감독 총애를 받았는데 최근 지친 모습이 있었다. FC서울전에선 김하준이 레프트백, 김태현이 라이트백으로 나오기도 했다.
김천전은 최철순이 선발로 나왔다. 모두가 놀란 선택이었다. 최철순은 1987년생으로 이제 만 38살이다. 마흔을 앞두고 있고 그동안 뛰지 않아 덥고 습한 날씨에 바로 투입될 경우 경기력 우려가 있었다.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 전개까지 해줘야 하고 많은 움직임이 필요한 포지션이어서 더 걱정 어린 시선이 있었다.
최철순은 모든 우려를 비웃듯 대단한 활약을 했다. K리그 통계 사이트인 ‘비프로 일레븐’에 따르면 87분을 소화한 최철순 평점은 7.2점으로 선발 수비진 중 가장 높았다. 클리어링 5회, 차단 3회, 획득 3회를 기록하고 크로스 성공 2회(시도 2회), 공격 지역 패스 성공 8회(시도 8회), 키패스 1회 등을 올렸다.
공수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줬다. 1라운드 김천전 교체 출전 이후 리그에선 첫 경기였고 시즌 첫 선발 출전 경기였는데 이질감 없이 녹아 들었다. 최철순은 동계훈련 때부터 포옛식 지옥 훈련을 버텨냈고 나이가 많다고 동료, 후배들보다 운동을 덜하지 않았다. 시즌 중 기용이 되지 않아도 N팀 경기도 뛰고 계속 훈련을 하고 몸을 만들었다.
포옛 감독이 김태환 대신 기용을 하는 선택을 할 수 있던 이유다. ‘레전드라서, 나이가 많은 베테랑이라서’가 아니라 ‘실력’으로 출전시간을 확보한 것이다. 경기력으로도 포옛 감독이 자신을 선택하는 것이 옳았다는 걸 보여줬다.
구단 역사상 최고의 레전드라도 출전 기회는 준비한 자에게만 온다는 걸 보여줬다. 레전드라도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레전드로서의 품격을 스스로 높인 것이다. 모든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활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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