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면 지친 몸을 회복하기 위해 찾는 보양식이 많다. 삼계탕, 장어구이처럼 대표적인 음식 사이에서 유독 독특한 재료로 주목받는 음식이 있다. 바로 '옻닭'이다.
닭고기와 함께 옻나무껍질, 한약재를 넣고 푹 끓여 만드는 이 음식은 예로부터 더위를 이겨내는 데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옻'이라는 재료 자체는 일반 식재료와 다르다. 한약처럼 오랫동안 쓰여왔고, 항균·항염 작용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한편으로는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도 함께 지닌 양면성을 갖고 있다.
특히 옻에 민감한 사람에겐 가벼운 증상이 아닌, 온몸에 붉은 발진과 가려움, 심하면 장기 손상까지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겉보기엔 건강에 좋을 것만 같은 옻닭이지만, 누구에게나 맞는 음식은 아니다. 특히 과거엔 멀쩡히 먹었던 사람도 어느 순간부터 알레르기 반응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즐겨 찾는 옻닭이 왜 조심해야 하는 음식이 될 수 있는지, 그 이유를 짚어본다.
우루시올이 함유된 '옻'… 피부염 유발할 수도
옻은 오래전부터 항균과 항염 작용이 뛰어나고 피를 맑게 해준다고 알려져 왔다. 동의보감에서도 옻을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어혈을 풀어주는 데 효과적인 산나물로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옻에는 강력한 알레르기 유발 항원인 '우루시올'이라는 성분이 함유돼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성분은 전신성 접촉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과거 가구나 장롱 등에 옻칠을 많이 하던 문화권에서는, 어릴 때 우루시올에 노출됐다가 성인이 되어 옻닭 같은 음식을 먹고 갑작스럽게 전신 염증 반응을 겪는 사례가 흔하다.
이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옻 관련 식품에서 우루시올이 검출되지 않도록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도 그런 사례는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2022년 중앙대광명병원 피부과 유광호 교수팀은 지난 10년간 옻 알레르기 환자들을 분석해, 환절기 보양식을 즐기는 중장년층에서 전신성 접촉피부염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두 번째로 많은 사례는 산나물 채취 중 옻나무에 접촉해 생긴 피부염이었다.
옻으로 인한 전신성 접촉피부염… 병원 진료가 필수
옻으로 인한 전신성 접촉피부염이 발생하면 피부에 붉은 구진이나 반점이 나타나고, 심하면 진물이 생기기도 한다. 따갑거나 가려운 느낌이 강하게 든다.
단순한 가려움의 경우엔 항히스타민제나 부신피질호르몬제를 단기간 복용하거나 바르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하지만 전체 환자의 20%는 간 수치 상승 등 장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반드시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한 번 옻에 민감해진 경우는 재노출 때 더욱 심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처음엔 옻닭을 문제없이 먹었더라도, 나중에 다시 먹었을 때 두드러기나 염증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한 번 증상이 없었다고 해서, 다음에도 이상 없을 거라 단정할 수는 없다.
알레르기 반응은 체내 면역세포의 기억과도 관련이 있다. 처음 노출 당시에는 미미했던 면역 반응이, 이후 두 번째 노출에서 더 크게 반응하는 방식이다. 옻에 예민한 체질이 아니라 해도 반복 노출은 위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옻닭처럼 식재료 자체가 강한 면역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경우, 음식 선택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보양식이라는 이유만으로 별다른 증상 없이 섭취해왔다면 더더욱 그렇다. 증상이 없었더라도 이미 과거 노출 경험이 있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 아무 증상이 없어 보여도, 체내 면역은 이미 반응할 준비가 돼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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