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전시현 기자] “‘여자 수영복’ 검색량은 8100회, 실제 클릭은 15회.”
30일 서울 역삼동에서 열린 ‘Search Seoul 2025’ 포럼에서 연사로 나선 양용준 서치나인(SearchNine) 대표는 인공지능(AI) 시대의 검색엔진최적화(SEO) 전략을 이와 같이 요약했다.
막대한 검색량이라는 허상에 기댄 채 특정 키워드의 1위 자리에 집착하던 시대는 끝났다는 의미다. 이제 AI가 내 브랜드를 관련 주제의 권위자로 인식하게 만드는 새로운 게임의 규칙을 익혀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이날 ‘AI시대, SEO를 통한 유입 전략’을 주제로 발표에서 양 대표는 기존 SEO 공식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에는 검색량이 많은 키워드를 목표로 삼는 것이 당연했지만 AI가 답변을 요약해주는 제로 클릭 시대에는 실제 웹사이트 유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현저히 낮다”고 지적했다. 월평균 검색량이 수천에 달해도 실제 클릭 수는 수십 회에 그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양 대표가 제시한 새로운 해법은 ‘키워드’에서 ‘주제’로의 전환이다. 개별 단어의 순위 경쟁이 아닌 특정 주제 전반에 대한 전문성과 인지도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AI는 링크가 없는 단순 텍스트라도 여러 웹사이트에서 자주 언급되는 브랜드를 신뢰할 만한 정보 출처로 판단한다”면서 “1등이 아닌 검색 결과 1페이지 안에 얼마나 자주, 많이 노출되는지가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인 실행 전략으로 쇼핑, 콘텐츠, 디스커버 세 가지 축을 제시했다. 쇼핑 분야에서는 상품 나열식 접근을 넘어 AI의 추천을 받을 수 있도록 구글 쇼핑 카테고리 최적화와 짧은 영상(쇼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콘텐츠는 AI가 검색할 법한 패턴을 읽는 것이 관건이다. 예컨대 AI는 최신 정보를 찾기 위해 사용자의 질문에 ‘2025년’과 같은 연도를 붙여 검색하거나 지역 기반으로 정보를 찾기 때문에 이를 겨냥한 콘텐츠를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양 대표는 구글 ‘디스커버’ 기능을 ‘도파민과 같은 트래픽을 안겨주는 마약’에 비유하며 새로운 기회로 주목했다. 그는 “경쟁이 치열한 검색 결과와 별개로 개인 맞춤형으로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디스커버를 활용하면 단기간에 폭발적인 잠재고객 유입을 만들 수 있다”며 “이는 특히 장년층에게 효과적인 접근법”이라고 실제 테스트 경험을 공유했다.
끝으로 양 대표는 “AI 시대가 SEO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오히려 그는 “AI라는 새로운 중개자를 이해하고 그에게 선택받기 위한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말처럼 AI 시대의 복잡한 변화 속에서도 결국 답은 검색의 기본 원리를 충실히 따르는 것에 있다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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