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첫 부동산 대책으로 역대급 '대출 조이기' 정책을 내놓으면서 은행권의 영업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기존의 은행 실적에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이자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대출 규제 강화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은 28일부터 모바일 앱과 인터넷 뱅킹을 통한 주담대 및 신용대출 접수를 일부 중단했다. 비대면 채널이 주요 사업 기반인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도 일부 대출 상품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은행권이 비대면 대출 신청을 중단한 것은 정부의 규제가 발표 하루 만에 전격 시행되면서 전산 시스템에 새 규제 내용을 반영할 시간이 부족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대면 접수 신청이 재개하려면 최소 1주일 정도 소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7일 수도권 내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고 대출 만기도 30년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규제 방안을 내놨다. 규제에 따라 사실상 고가 아파트 거래가 어려워지면서 은행의 핵심 수익원이던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가계대출 총량 목표가 축소되면서 은행들은 수익성 하락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번 대책으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을 기존 계획의 50% 수준으로 축소되고 디딤돌대출, 보금자리론 등 정책대출 공급도 25%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은행업계 안팎에선 연간 가계대출 성장률이 기존 4%대에서 3%대로 약 1%p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은행권은 여신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의 규제가 커진 만큼, 상대적으로 제약이 덜한 기업대출을 확대해 우량 차주 중심으로 대출 수익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함께 자산관리, 투자금융, 외환, 신용카드 등 수수료 기반의 비이자수익 부문을 강화해 안정적인 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축에도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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