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터뷰] "어디를 가든 기성용은 서울 레전드" 린가드의 뭉클한 작별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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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터뷰] "어디를 가든 기성용은 서울 레전드" 린가드의 뭉클한 작별인사

풋볼리스트 2025-06-30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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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가드(FC서울). 김희준 기자
린가드(FC서울). 김희준 기자

[풋볼리스트=서울] 김희준 기자= 린가드가 기성용 이적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를 치른 FC서울이 포항스틸러스에 4-1 대승을 거뒀다. 서울은 승점 30점으로 리그 6위까지 올라갔다.

서울이 여러 어려움 속에서 승리를 쟁취했다. 이번 경기 전 서울의 살아있는 전설 기성용이 포항으로 이적한다는 소식이 발표됐고, 분노한 팬들은 이적 소식이 들려온 뒤부터 훈련장에 근조화환과 광고 상용차(전광판 트럭)를 보내고, 이날 경기 전에도 광고 상용차를 활용한 비판은 물론 장례식 형식의 집회를 여는 등 구단의 이적 행보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경기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서울 팬들은 선수들을 호명할 때는 박수를 치다가도 김 감독이 나오면 그 즉시 야유를 쏟아냈다. 경기 전부터 수많은 구단 및 감독 비판 걸개가 북측 응원석을 중심으로 내걸렸다. 경기 중에도 '김기동 나가' 구호와 기성용 응원가만이 계속해서 울려퍼졌다.

FC서울 팬들이 포항스틸러스전 기성용 이적 사태에 내건 걸개. 김희준 기자
FC서울 팬들이 포항스틸러스전 기성용 이적 사태에 내건 걸개. 김희준 기자

그런 와중에도 서울은 이번 시즌 가장 뛰어난 경기력으로 승리했다. 전반 17분 린가드가 페널티킥을 넣어 앞서나갔고, 전반 28분경에는 포항 핵심인 오베르단이 퇴장당하며 수적 우위도 거머쥐었다. 이후 전반에 루카스와 둑스가, 후반에 클리말라가 추가골을 넣으며 이동희의 만회골에 그친 포항을 서울이 4-1로 꺾었다.

린가드는 1골 1도움으로 대승에 일조했다. 상기했듯 페널티킥으로 득점에 성공했고, 전반 추가시간 4분에는 포항 패스를 끊어낸 뒤 진행된 공격에서 옆으로 공을 내줘 둑스의 세 번째 득점을 도왔다. 어느 정도 부담감을 던 듯 가벼운 몸놀림으로 서울 공격에 좋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린가드(왼쪽), 야잔(이상 FC서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린가드(왼쪽), 야잔(이상 FC서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후 수훈선수에 선정된 린가드는 이번 경기가 서울에 매우 중요했음을 언급했다. 수훈선수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승리가 중요했다. 지난 몇 주 동안 경기력은 항상 좋았지만 경기 결과가 기대와 맞지 않게 나왔다. 나를 포함한 선수들이 당황했다"라며 "우리 팀은 리그 어느 팀을 만나도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홈에서 승리하지 못해 팬들이 실망했던 것도 이해하고, 대승으로 분위기를 반전할 계기를 얻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린가드는 득점한 후 포항 서포터즈가 있는 곳에서 세리머니를 했다. 관련해서는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우리 구단 미디어 카메라가 그쪽에 있었다. 포항 서포터즈를 자극하려는 의미는 없었다"라며 웃었다.

이날은 사안이 사안인 만큼 기성용 이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린가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활약하던 시절 기성용과 맞대결을 펼친 바 있고, 서울에서는 기성용에 이어 주장 완장을 찼다는 상징성이 있다. 여러모로 기성용과 인연이 두텁다.

린가드는 기성용이 이적하는 느낌에 대해 묻자 "기성용은 명실상부한 서울 전설이다. 서울에서 기성용이 갖는 의미를 잘 안다"라고 "프로 선수로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올 수밖에 없다. 기성용에게는 지금이 선수로서 해야만 하는 결정의 순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우선 기성용이 포항으로 이적하는 게 프로로서 자연스러운 흐름임을 언급했다.

이어 "기성용은 서울에 와서 가장 처음 대화한 선수고, 그동안 내가 서울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많이 도와줬다. 작년에 기성용이 부상당한 뒤로 내가 주장을 맡게 됐는데, 주장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다. 그동안 기성용이 구단에, 내게 도와주고 지원한 모든 부분에 감사하다"라며 "어디를 가든 기성용은 서울 전설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성용, 김기동 감독, 린가드(왼쪽부터, FC서울). 서형권 기자
기성용, 김기동 감독, 린가드(왼쪽부터, FC서울). 서형권 기자

경기 후 기성용과 나눈 대화에 대해서는 "감정적인 순간이었다. 기성용도 감정이 올라온 상태였다. 한 구단에 오래 있었기에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기성용도 내게 이렇게 가는 게 슬프고 힘들다고 얘기했다"라며 "나를 도와줘서 감사했고, 기성용 덕에 잘 적응했다. 기성용이 어디에 있든 응원하고 지지하겠다. 그동안 감사했다"라며 작별 인사까지 건넸다.

한편 린가드에게 기성용 이적과 관련한 서울 팬들의 반응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종류였다. K리그 팬들은 구단 방향성이 옳지 않다고 생각할 때 구단 훈련장 등에 근조화환을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외국인인 린가드에게는 둥그런 화환을 세로로 정렬시킨 한국식 근조화환 자체가 신기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경기 중에는 응원과 야유가 공존하다시피 하는 기묘한 상황에서 뛰었다. 수훈선수 기자회견 이후이기는 하나 K리그 팬들이 구단에 불만을 표출할 때 하는 이른바 '버막(버스 막기)' 역시 린가드에게는 처음이었다.

린가드는 팬들의 여론에 대해 "우리에게 팬들은 굉장히 중요하다. 팬들의 존재가 우리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라며 "솔직히 말하면 선수로서 뛰는 데 쉽지 않았다. 그래도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부분부분 우리를 응원해준 서포터들 덕분에 힘을 얻었다"라며 어려움 속에서도 드문드문 들려오는 팬들의 응원이 대승의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선수들끼리는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만 하고, 축구선수로서 우리의 일을 하자고 말했다. 그게 4-1 대승의 원동력이었다"라며 "특히 어린 선수들은 오늘 같은 분위기가 정말 쉽지 않았을 텐데 평소보다 좋은 모습을 보였다. 서울 선수답게 뛰자고 했는데 경기장에서 잘 드러났다. 개인적으로는 포항에서 1명이 퇴장당하지 않았더라도 이길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라며 서울 주장다운 면모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경기장에서 교체로 나올 때 김기동 감독과 특별히 나눈 이야기가 있냐는 질문에 린가드는 "교체될 떄는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골도 더 넣고 싶고 도움도 더 하고 싶었는데 아쉬워서 감독님께 왜 나를 빨리 뺐냐고 말씀은 드렸다. 특별히 다른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다"라며 재치 있는 답변을 남겼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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