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인공지능(AI) 분야 선구자로 불리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내부 인사들이 최근 역대 주가 최고가를 경신하자 자사 주식 10억달러(약 1조3600억원)어치 이상을 판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절반인 5억달러 정도는 주가가 다시 급등한 이달에 매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주가가 이달 25일 전고점을 넘어서는 등 다시 상승세를 보이자 내부 인사들의 주식 매도도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25일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며 150달러선을 다시 돌파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및 반도체 수출 규제, 중국 AI 모델 딥시크의 충격 등으로 지난 4월 4일 92.11달러까지 떨어졌던 것에 비해 60% 이상 올랐다.
시가총액도 단기간에 1조5000억달러가 증가해 3조8천억 달러가 됐다. 주가가 오르자 황 CEO는 작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주식 매각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일과 23일 이틀 동안 주식 10만주를 1440만달러에 매각했다. 이는 올해 말까지 최대 600만주를 매각하겠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황 CEO의 주식 매각 방침은 '10b5-1 계획'에 따라 지난달 공개된 바 있다. 이 계획은 기업 CEO나 임원들이 시장 교란 없이 보유 주식을 매각할 수 있도록 일정과 가격을 정해두는 시스템이다. 황 CEO의 주식 매각 계획은 지난 3월에 결정됐다.
시장정보업체 베리티데이터의 벤 실버맨 부사장은 "젠슨 황은 1분기에 주가가 하락했을 때 매도하지 않았다. 정말 현명한 결정이었다. 그는 주가가 매도하기 편한 수준까지 오르기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젠슨 황은 '10b5-1 계획'의 90일 의무 대기 기간이 만료되자마자 매도를 시작했다. 다른 고위 임원들도 주식 매각으로 수익을 챙기고 있다. 초기 투자자인 마크 스티븐스 이사도 최근 자사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 이달 18일 60만주를 약 8800만달러에 팔았다.
스티븐스 이사는 이달 초에 엔비디아 주식 최대 400만주를 처분하겠다고 밝혔으며 현재까지 200만 주 이상을 판 것으로 파악됐다. 엔비디아 글로벌 업무 운영 담당 부사장인 제이 푸리도 지난 25일 약 2500만달러 상당의 주식을 매각했다.
초기 투자자이자 개인투자자로는 3대 주주인 텐치 콕스 이사도 이달 9일 1억4300만달러어치를 매각했으며 1997년에 엔비디아 이사로 합류한 브룩 시웰도 이달에 4800만 달러어치를 팔았다고 FT는 보도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황 CEO의 순자산은 약 1380억 달러다. 아직 자산 대부분을 엔비디아 주식으로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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