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논의 급물살에···한은 CBDC 테스트 ‘잠정 보류’

▲ 한국은행 전경.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한국은행이 주도하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테스트인 ‘프로젝트 한강’의 2차 테스트가 보류됐다. 최근 새 정부 출범에 따라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며 CBDC에 대한 실효성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26일 CBDC 1차 테스트 참여 은행에 2차 테스트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프로젝트 한강’은 한은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지난 4월부터 이달 말까지 7개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IBK기업·BNK부산)들과 진행해온 디지털화폐 실거래 테스트다.
 
기존 1차 테스트 이후 시스템 정비 등을 거쳐 올해 4분기 중 2차 테스트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은행권에서는 한은과 이견을 보이며 난색을 표해왔다. 장기 로드맵의 불명확하다는 점과 은행권이 부담해야하는 비용 등 유인책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1차 테스트에 참여한 7개 은행은 시스템 구축과 마케팅 등이 총 350억원 가량의 금액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정치권에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관련한 법제화를 추진하는 것도 한은의 CBDC 사업에 영향을 줬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미국에서 최근 달러 스테이블코인 이용 사례가 증가한 것에 이어 국내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 실제 주요 시중은행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컨소시엄을 구축하는 등 발행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이 추진하는 CBDC 사업은 스테이블코인과 비교해 로드맵의 부재 등으로 속도가 늦어지는 것 같다”며 “스테이블코인 시장 활성화 이전에 민간에서도 적극적인 참여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은행권도 시장 선점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싶어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