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가 공식 규제 품목을 넘어 비(非)규제 품목까지 확대되며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최근 중국과 무역협정을 맺으며 희토류 선적이 원활히 이뤄질 것이라 주장한 것과 달리, 실제 현장에선 통관 지연과 추가 검사로 불확실성이 여전한 모습이다.
3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이 지난 4월부터 희토류 금속 7종과 관련 자석 재료에 대해 수출 허가제를 시행한 가운데, 중국 상무부와 세관 당국이 공식 규제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품목에도 추가 검사와 제3자 화학 분석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중 양측은 지난 10일 제네바 합의안을 마련해 다시 90일간 무역 휴전에 들어갔다. 희토류 및 핵심 광물 수출 규제가 주요 쟁점이었는데, 양측은 수출 허가 절차를 신속히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중국 세관은 여전히 수출 제한을 확대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한 자석 수출업체 직원은 "제품 설명에 '자석' 같은 민감한 단어가 하나라도 포함되면 통관이 거부된다"며 "한 번 검사 절차에 들어가면 1~2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통제 품목은 티타늄 파우더지만, 티타늄 막대나 지르코늄 튜브 같은 비(非)통제 품목도 같은 이유로 통관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중국 업체 관계자 역시 "물류업체들이 자석을 취급하려 하지 않는다"며 "희토류 금속이 포함되지 않은 자석이라도, 세관이 컨테이너 전체를 검사할 경우 전체 선적에 지연이 발생할까 우려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공급의 약 90%를 통제하고 있다. 해당 자석은 고온에서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어 전기차 모터는 물론 스마트폰, 전투기 등 대부분의 첨단 기술 제품에 필수적으로 쓰이고 있다.
합의안 마련 후, 수출 허가 승인 절차는 일부 개선되기도 했다. 최근 몇 주간 유럽 기업들과 업계 단체, EU(유럽연합) 당국은 중국 측에 "시급한 승인 대상" 목록을 전달했고, 대부분은 승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승인 과정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예측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6월 실시된 설문조사에서는 중국 내 서방계 기업 응답자의 60% 이상이 자사 수출 신청이 아직 승인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일부 중국 수출업체는 해상 운송 대신 항공 화물로 자석을 수출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비용이 더 들지만 추가 검사 가능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상공회의소의 옌스 에스켈룬드 회장은 "현재의 '불 끄기식' 접근에서 벗어나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승인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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