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국가에 관세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공개한 가운데 오는 7월 9일 예정된 관세 유예 기한이 연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는 25~50%, 또는 기본 10%의 상호관세를 검토 중이라고 말해 세계 무역 환경이 다시 격랑 속으로 진입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서한을 통해 미국의 무역적자와 불공정 관세 구조를 조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4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선포 이후 90일 동안 유예된 관세는 7월 9일 종료된다. 트럼프는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무역 상대국에 "미국에서 수입할 경우 10%, 25%, 35%, 50%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이어 "모든 국가와 협상할 수는 없지만, 서한을 보내는 것이 사실상의 무역협상의 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일본과의 협상에도 서한 발송이 가능하며, "일본은 미국보다 자동차 관세에서 낮은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는 점이 불공정하며, "이런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미국인 노동자들을 보호할 것이며, 자동차·부품 품목에 25%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232조(무역확장법)에 따른 기존 관세 정책의 연장선상이다.
틱톡·바이트댄스 미국 사업권의 매각 시한(9월 17일) 연장과 관련해 트럼프는 "틱톡을 살 사람은 있다. 매우 부유한 사람들의 그룹"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특정 인물은 밝히지 않은 채 "중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고, 시진핑 주석이 협조할 것"이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민 정책과 관련해서 트럼프는 "농장이나 호텔 같이 노동력 의존도가 높은 산업의 불법이민자 단속 시, 모두를 추방하면 농부와 업주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이들에게 정부가 이민단속을 일정하게 조정할 수 있는 '임시 허가증'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가장 강력한 이민 정책수호자이자 농민 옹호자"라고 설명했다.
트럼프가 재집권 후 추진해 온 'Liberation Day 관세'는 모든 국가에 기본 10% 관세를 부과하되, 불공정 관세 구조를 이유로 특정국에는 25~50%의 '상호 관세'를 추가하는 구조다.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는 협상이 지연될 경우, 일부 국가는 노동절(9월)까지 유예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트럼프는 여전한 강경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발언은 한·일 등 동맹국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조짐이다. 일본은 미국과의 큰 무역적자를 문제삼고 있고, 한국 역시 자동차 산업에서 관세 양국간 불균형을 호소해왔다. 트럼프의 관세 서한이 현실화될 경우, 한·미·일 간 자동차 관세 협정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
트럼프의 무차별적 관세 위협은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선제적 대책 없이 관세 폭탄이 재개되면 미국 내 소비자 물가 상승, 무역 파열음, 세계경제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반면 트럼프 측은 이를 두고 "미국 제조업 재건"과 "불공정 교역 구조 바로잡기"라고 주장하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는 무관세 일시 중단을 종료하고, '관세 서한'을 통한 단순하고 대대적인 협상 전략을 택했다. 이는 관세의 정치적 도구화를 극대화한 모델로, 협상보다 압박 중심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한·일 등 교역 동맹은 즉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과 정부는 미국 측 서한에 맞춘 긴급 대응팀, 재정·관세 정책 보완책 마련이 절실하다.
틱톡 인수 그룹이 드러나면 미중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국 정부 승인 여부가 실제 매각 행보의 관건이다. 임시 허가증 발급은 불법 체류자 안정성과 산업 노동력 안정화 사이의 균형을 노리는 전략이다.
트럼프의 이번 관세 발언은 단순한 숨고르기 전략이 아닌, 미국의 무역정책 재편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보인다. 한·미·일 자동차관세, 틱톡 거래, 농업 이민정책 등 분야별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트럼프가 제시한 '관세 서한'이 현실화할 경우, 세계 무역환경은 새로운 경쟁 국면에 들어서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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