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브랜드 구조조정 가속화…'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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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브랜드 구조조정 가속화…'선택과 집중'

이데일리 2025-06-30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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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국내 패션 대기업들이 ‘선택과 집중’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비침체 속 비효율 브랜드를 정리하고,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핵심 브랜드에 역량을 모으는 구조조정이 전방위로 확산 중이다. 브랜드 수를 줄이고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장기 저성장 국면을 돌파하려는 시도다. 과거처럼 브랜드 개수로 외형을 키우는 방식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서울 명동의 한 의류 매장에서 의류를 세일 판매하고 있는 모습. 패션업계는 소비침체와 재고 부담 속에 비효율 브랜드 정리에 나서며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형사 잇단 브랜드 철수…10여개 이상 정리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섬은 올 연말을 기점으로 지난 2014년 론칭한 캐주얼 브랜드 ‘SJYP’의 운영 종료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한섬은 브랜드 리빌딩을 포함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준비 중이다. ‘타임’, ‘시스템’ 등 핵심 브랜드의 해외 진출 확대와 온라인 채널 강화에 전략적 무게를 두고 있다.

한섬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국내 패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검토하고 있다”며 “브랜드별 타깃 고객 니즈에 맞춘 전략을 새롭게 마련하고, 핵심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 등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비단 한섬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LF(093050), 삼성물산(028260)(패션부문), 코오롱FnC 등 국내 주요 패션 대기업들이 10여개 이상의 브랜드 운영을 종료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LF는 지난해 골프웨어 브랜드 ‘랜덤골프클럽’과 캐주얼 브랜드 ‘티피코시’를 론칭 1년 만에 철수했다. 여성복 ‘스탠다이얼’과 수입 브랜드 ‘오피신제네랄’도 정리했다. 삼성물산은 ‘메종키츠네 골프’, 뷰티 편집숍 ‘레이블씨’를 접었고, 코오롱FnC는 ‘프리커’, ‘리멘터리’, ‘럭키마르쉐’, ‘언다이드룸’ 등을 차례로 정리했다.

올해 들어서도 브랜드 구조조정은 계속되고 있다. LF는 니치향수 편집숍 ‘조보이’의 오프라인 사업을 중단했고, 삼성물산은 올 여름 시즌을 마지막으로 여성복 ‘코텔로’의 운영 종료를 예고했다. 더네이처홀딩스는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 ‘NFL’ 사업을 전개 5년 만에 접었고, 한세엠케이(069640)는 키즈 멀티스토어 ‘컬리수에딧’ 사업 종료를 공시했다.

◇브랜드 수로 몸집 확장은 끝…“핵심에 집중”

최근 실적을 보면 이런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선택임을 보여준다. 국내 주요 패션 5대사(한섬, LF, 삼성물산(패션부문), 코오롱FnC,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의 올해 1분기 매출은 모두 전년 대비 감소세를 기록했고, 이는 수익성 압박으로 이어졌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이커머스 기반의 저가 경쟁 심화와 명품 소비 양극화 현상까지 겹쳐 중가 패션 브랜드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각 기업은 브랜드 철수를 넘어, 핵심 브랜드의 고급화·글로벌화에 나서는 중이다. 삼성물산은 글로벌 디자이너 브랜드 ‘준지’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다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LF는 ‘헤지스’의 인도 진출을 추진하며 올해 하반기 현지 매장 개점을 준비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을 선언한 데 이어 올해는 유망 수입 브랜드 추가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코오롱FnC도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를 중심으로 일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전망도 ‘효율화’와 ‘콘셉트 경쟁력’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과거처럼 브랜드 수를 늘려 외형을 키우는 전략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 소비 트렌드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포지션이 겹치는 브랜드가 늘면서, 다수 브랜드 운영이 중복 투자와 재고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유통 채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며 콘셉트와 타깃이 분명한 브랜드 하나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시대다. ‘누구를 위한 브랜드인가’, ‘왜 선택돼야 하는가’가 뚜렷해야 살아남는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정비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한 조건이 됐다”며 “단지 실적이 부진하다고 퇴출되는 게 아니라 남아 있는 브랜드에 대해서도 ‘왜 이걸 계속해야 하는가’에 대한 내부 설득이 부족하면 결국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효율성만 따지는 시대를 넘어, 브랜드의 존재 이유와 시장 내 역할까지 끊임없이 검증받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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