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습한 여름엔 부엌에서도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아진다. 식재료는 금세 상하고, 남은 음식도 며칠을 못 가 변질되기 쉽다.
이렇게 온도가 높은 날엔 식중독균도 빠르게 번식해 조리된 음식이라도 방심할 수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냉장이나 냉동 보관으로 식품을 오래 보존하려 한다. 특히 냉동실은 장기간 보관에 효과적이라 믿고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냉동실이라고 해서 모두 안전한 건 아니다. 음식을 얼리기만 하면 괜찮을 거란 생각은 착각이다. 보관 온도, 기간, 밀봉 상태에 따라 품질과 안전성이 달라진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냉동실 속 음식도 쉽게 상하고,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게다가 냉동된 식품은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여도 안쪽에서 이미 변질이 시작됐을 수 있다.
무더운 여름, 냉동실에 넣었다고 끝이 아니다. 여름철 음식물 냉동 보관 시 주의할 점을 알아본다.
음식물마다 다른 냉동 보관 기간
냉동 보관하면 실온이나 냉장 보관보다 세균 번식 속도는 확실히 줄어든다. 하지만 냉장고 문을 자주 열거나 따뜻한 음식을 넣으면 내부 온도가 올라가 세균이 쉽게 유입된다.
더구나 리스테리아, 슈도모나, 여시니아 같은 저온성 식중독균은 낮은 온도에서도 살아남기 때문에 냉동실이라고 무조건 안심해선 안 된다.
음식물은 종류마다 냉동 보관 가능 기간이 다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익히지 않은 생선이나 해산물은 3개월, 익힌 생선은 1개월, 햄·소시지·베이컨·핫도그 같은 가공식품은 2개월, 익히지 않은 고기는 1년, 익힌 고기는 3개월 이내에 먹는 것이 좋다.
냉동 기한 넘긴 음식물… '냉동상' 현상 생긴다
기한을 넘기면 맛과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남은 음식을 다시 냉동 보관할 땐 반드시 밀봉이 중요하다. 제대로 밀봉하지 않으면 음식 속 수분이 날아가고, 식품 표면이 얼어붙는 '냉동상' 현상이 생긴다.
냉동상은 음식이 수분을 잃으면서 조직이 건조하고 딱딱하게 굳는 현상이다. 냉동상에 걸린 식품 표면엔 얼음 결정이 붙어 있고, 수분이 사라진 부분은 식감과 맛이 모두 떨어진다. 표면뿐 아니라 음식 전체가 얼음 결정으로 뒤덮였다면 부패 가능성이 있으므로 섭취하지 말고 버려야 한다.
냉동실 보관 시 음식은 반드시 1회분씩 소분해 랩이나 지퍼백에 밀봉해야 한다. 밀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냄새가 퍼지거나 수분이 빠져나가 식품이 쉽게 변질된다. 식재료끼리 섞이면 교차오염도 발생한다.
이런 오염을 막으려면 가공식품이나 조리된 음식은 냉동실 상단, 고기·해산물은 하단에 따로 보관하는 식으로 구획을 나눠야 한다.
냉동실 온도는 항상 영하 18도 이하로 유지하는 게 이상적이다. 냉동된 음식을 해동한 뒤 바로 먹지 않을 때는 섭씨 5도 이하에서 보관해야 하며, 한 번 해동한 음식은 다시 얼리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냉동 보관도 결국은 기한이 있다. 오래 보관한다고 좋은 게 아니다. 변질된 식재료를 먹으면 배탈은 물론 식중독까지 생길 수 있다. 냉동이라고 방심하지 말고, 유통기한과 냉동기간을 꼭 확인하고 안전하게 소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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