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성진 기자] ‘대한민국 여자 탁구의 전설’ 서효원(38)이 지난 8일 프로탁구리그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 5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인천공항공사 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탁구리그 경기는 서효원의 30년 탁구 인생을 마감하는 ‘진짜’ 마지막 무대였다.
1987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난 서효원은 초등학교 2학년 때 탁구에 입문했다. 이후 2008년 한국마사회 탁구단에 합류해 국민적인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수비 전형의 정수를 보여주는 서효원의 ‘공격형 수비’ 플레이는 국내외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세계 최강 중국 선수들과의 명승부를 통해 ‘깎신(수비의 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24년에는 스윙 교과서로 불리며 세계랭킹 2위까지 올랐던 천싱통을 꺾는 저력을 과시했다.
정상에 오르기까지 고군분투하지 않은 날이 없었지만, 두 번의 시련은 그의 선수 생명 자체를 위협할 만큼 큰 고비였다. 고교 시절 척추 디스크 진단으로 선수 생명의 위기를 맞았고, 2008년에는 소속 실업팀이 해체되며 무적 신세가 되기도 했다.
당시 세계랭킹 100위권 밖, 21세 수비형 선수의 가능성을 알아본 것은 한국마사회 탁구단을 이끌고 있던 현정화 감독이었다.
서효원은 “현정화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내 선수 인생은 진작 끝났을 것이다. 다시 뛸 용기를 주신 은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트 안에서는 현 감독님, 코트 밖에서는 늘 나를 향해 웃어주시던 부모님이 계셨기에 어려운 순간에도 무너지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26세에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했다.
세계랭킹 8위에 올랐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획득 등 숱한 기록을 써 내려갔다. 또한 맏언니로서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도 톡톡히 해내며 조용하지만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
서효원이 무려 17년 동안 몸담아 온 한국마사회 탁구단은 1996년 한국화장품 여자탁구단을 인수해 정식 창단한 후 국내 실업탁구의 중심 역할을 했다. 창단 초기부터 대한민국 탁구여제 현정화 감독이 사령탑을 맡아 ‘선수 중심의 성실한 팀 문화 조성’과 ‘여성 스포츠의 저변 확대’를 목표로 팀을 이끌었다.
서효원을 비롯해 김복래, 박영숙, 최효주 등 다수의 국가대표를 배출했다. 이와 함께 장애인 탁구, 지역 유소년 탁구 지원 등 재능 기부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팀의 철학과 행보에 부합하는 심볼이기도 했던 서효원의 은퇴는 한국마사회 탁구단 역사에서 하나의 전환점이자 자긍심으로 남게됐다.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준비 중인 서효원은 “이제는 제가 받은 사랑을 돌려줄 차례”라며 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을 시사했다.
현정화 총감독은 “효원이를 가장 오래, 가장 훌륭한 선수로 만든 원동력은 포기하지 않는 긍정의 힘이었다“며 ”그가 가진 열정과 성실함은 후배 양성에서도 가장 큰 자신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서효원은 ”함께 땀 흘린 동료들, 코치님들,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준 한국마사회, 그리고 팬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긴 시간 잘 버텨온 자신에게 격려를 보내며 앞으로 탁구와 함께 나아가고 깊어지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소회와 의지를 함께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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