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던 집서 돌봄 받기' 재가노인복지시설 5년새 4배로 급증

방문요양·목욕 등 제공시설 2019년 4천821곳→작년 1만8천745곳

'지역사회 의료·요양 통합 돌봄' 새 정부 국정과제 포함 가능성

노인 돌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의 집을 방문해 간호나 목욕, 요양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재가노인복지시설이 지난 5년 사이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요양병원 대신 '살던 집'에서 돌봄을 받으며 노후를 보내길 원하는 노인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내년 전면 시행을 앞둔 의료·돌봄 통합지원 사업이 이 같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보건복지부의 '2025 노인복지시설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노인복지시설은 9만6천430곳으로, 2019년 7만9천382곳과 비교해 5년 사이 21.5% 증가했다.

노인 인구 증가와 함께 노인복지시설도 매년 3천∼4천 개씩 늘고 있다.

노인복지시설 중에서도 재가노인복지시설이 특히 빠르게 늘었다. 2019년 4천821곳에서 지난해 말엔 3.9배인 1만8천745곳으로 급증했다.

재가노인복지시설은 가정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노인에게 ▲ 단기보호 ▲ 방문간호 ▲ 방문목욕 ▲ 방문요양 ▲ 복지용구 지원 ▲ 주야간 보호 등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복지부 '2025 노인복지시설 현황' 재구성]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자라면 등급에 따라 일정 한도액 내에서 이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 종류별로는 방문요양서비스 제공 시설이 8천668곳으로 가장 많고, 방문목욕서비스 4천794곳, 주·야간보호서비스 시설은 3천790곳이다. 방문간호서비스 시설은 2019년 60곳에서 지난해 376곳으로 6배 넘게 늘어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재가복지시설이 4배 가까이 늘어나는 동안 요양원을 포함한 노인의료복지시설은 5천529곳에서 6천195곳으로 12.1%만 늘고, 양로원 등 노인주거복지시설은 382곳에서 281곳으로 오히려 26% 줄었다.

노인복지시설로 분류되진 않지만 많은 노인이 노후를 보내는 요양병원의 경우 2019년 1천577곳에서 지난해 1천342곳으로 14.9% 줄었다.

전반적으로 '시설'이나 '기관'이 아닌 '살던 집'에서 여러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노인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살던 집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노인들의 대체적인 바람과도 맞닿아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장기요양노인의 67.5%가 자택에서의 임종을 희망했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노인들이 휴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도 재가급여 한도액을 상향하는 등 노인이 가정에서 돌봄을 받게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내년 3월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 시행에 맞춰 통합 돌봄 지원사업도 본궤도에 오른다.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 사업은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이나 장애인에게 진료, 간호, 재활 등 보건의료 서비스는 물론 건강관리, 장기요양, 일상생활 등 다양한 돌봄 서비스를 통합해 제공하는 사업이다.

본 사업 시행을 앞두고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데 전국 시군구의 절반 이상인 131개 시군구가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지역사회 통합 돌봄체계 구축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로, 새 정부 국정과제로도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

복지부도 앞서 국정기획위원회 업무 보고 당시 통합 돌봄 지원사업 시행 계획을 비중 있게 보고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어르신이 살고 계신 곳에서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것은 어느 나라든 초고령사회 대응의 기본 방향"이라며 "내년 본 사업이 효과적으로 시행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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