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부터 시행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처법)'으로 인해 기업들의 안전 관리 시스템에 영향이 가면서 '산업안전기사'가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핵심 자격증으로 주목받고 있다.
산업안전기사란 사업장 내 위험 요인을 사전에 식별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계획 수립 및 관리를 담당하는 전문가다. 중처법 도입을 계기로 기업들이 법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안전 관련 전문 인력 확보에 적극 나서면서 해당 자격증의 가치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실제로 중처법 시행 이후 법원의 판결 경향을 보면 이와 같은 기업의 태도 변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 2025년 3월까지 내려진 판결 37건 중 33건(89.2%)에서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위반 사례 중 다수를 차지한 항목은 '안전보건관리책임자 기준 미비'로 안전 관리자 인력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러한 판결 분위기는 기업들이 안전 전담 인력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이 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와 지자체에서 기업의 안전보건 관리체계 이행 여부를 직접 점검하고 있다"라며 "산업안전기사나 안전지도사 등의 자격 보유 인원 수가 평가 기준 중 하나로 작용한다"라고 설명했다.
안전 부서를 신설하거나 인력 보강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산업안전기사 자격증 취득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발간한 '2025 국가기술자격 통계 연보'에 의하면 2024년 산업안전기사 응시자는 약 19만 6,000명으로 전년도보다 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응시자 비중이 현저히 높아져 눈길을 끌었다. 2023년 필기시험 응시자의 40.6%가 20대였으며 자격증 취득 목적은 '취업'이 29.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매월 30만원 수당 지급하는 회사도 있어
산업안전기사 자격증 보유 미취업자 중 65.4%가 실제로 1년 내 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나 평균 취업률(47.5%)을 크게 웃도는 성과를 보였다.
공과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 A씨는 "산업안전기사와 위험물산업기사 자격증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라며 "올해 서류 탈락만 12번이었는데 지방은 안전관리자 구인난이 심각하다고 하더라. 동기 중에는 이 자격증으로 대기업에 취업한 사람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미 직장을 다니고 있는 이들 사이에서도 산업안전기사는 커리어 전환과 직무 확장을 위한 필수 자격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 직장인은 "회사에 안전 전담 부서가 따로 있고 미래에 직무 변경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 산업안전기사 자격증은 급여나 승진에도 가점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에 종사하는 B씨는 "산업안전기사 자격을 보유했다면 회사에서 매달 30만 원의 수당을 지급한다"라며 "연봉 협상에서도 유리한 조건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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