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후보 11명 중 슬라이딩 종목은 유일…네트워크 적극 활용
8월 캐나다 봅슬레이 전지훈련 방문…"폭넓게 이야기 듣겠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한국 봅슬레이의 '전설' 원윤종(40)이 한국 동계 종목 선수로는 처음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한다.
원윤종은 IOC가 26일(현지시간) 발표한 IOC 선수위원 최종 후보 11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월 27일 남자 피겨스케이팅 간판 차준환(서울시청)과 경쟁 끝에 국내 후보로 결정됐던 원윤종이 IOC 선수위원 당선을 위한 2차 관문까지 통과한 것이다.
원윤종은 국내 관문을 통과한 후 IOC에 신청서와 함께 선수위원으로서 포부 및 활동 계획서를 내고 IOC의 선택을 기다려왔었다.
이제 남은 건 내년 2월 6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기간 치러지는 IOC 선수위원 선거뿐이다.
11명의 선수위원 후보들은 올림픽 선수촌이 공식 개장하는 1월 30일부터 2월 18일까지 선거 운동을 펼치며, 올림픽 폐회 사흘 전인 2월 19일 투표 결과가 발표된다.
2명만 투표로 뽑히기 때문에 원윤종으로선 5.5 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하는 셈이다.
원윤종으로선 상황이 나쁘지는 않다.
원윤종과 경쟁할 후보는 여성 3명을 포함해 10명.
올렉산드르 아브라멘코(우크라이나), 잔보타 알다베르게노바(카자흐스탄), 매리엘 톰프슨(캐나다·이상 프리스타일스키), 다리오 콜로냐(스위스), 아담 코녀(헝가리·이상 크로스컨트리스키), 요한 콩칼베 구(동티모르·알파인스키)가 출사표를 던졌다.
또 일카 헤롤라(핀란드·노르딕복합), 요한나 탈리해름(에스토니아·바이애슬론), 한충(중국·피겨스케이팅), 마그누스 네드레고텐(노르웨이·컬링)도 경쟁 후보다.
후보 중 알다베르게노바와 톰프슨, 탈리해름 등 3명은 여성이며, 다른 8명은 남성이다.
종목별로는 프리스타일스키가 3명으로 가장 많고, 크로스컨트리스키 2명, 알파인스키·노르딕복합 각 1명 등 스키 종목에서만 8명이 후보로 나섰다.
이밖에 피겨스케이팅과 컬링·봅슬레이 각 1명으로 슬라이딩 종목 후보는 원윤종이 유일하다.
대륙별로는 유럽이 6명으로 가장 많고, 아시아 4명, 북중미 1명 순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한국 대표팀의 파일럿으로 4인승 은메달을 딴 그는 아시아 최초의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메달리스트다.
원윤종은 슬라이딩 종목의 대표 주자인 데다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선수위원으로 활동하며 봅슬레이·스켈레톤뿐만 아니라 아이스하키를 비롯한 다양한 종목 선수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한 건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후보 가운데 루지를 포함한 슬라이딩 종목에선 혼자뿐이어서 전체를 아우르고 도움을 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 유럽 선수들과 경쟁하는 게 부담이지만, 나쁜 조건은 아니다.
그는 "아시아는 동계 스포츠가 유럽보다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저변을 확대하는 측면에선 아시아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호소할 계획"이라고 구상을 전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 동계 종목 선수로는 첫 IOC 선수위원 꿈을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다.
역대 한국 출신 IOC 선수위원이었던 유승민 대한체육회장과 문대성 전 위원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나란히 탁구와 태권도에서 금메달을 땄고, 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기간 선수위원에 선출됐다.
둘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부터 작년 파리 올림픽까지 8년간 IOC 선수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동계 종목에선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때 쇼트트랙의 전이경과 2006년 토리노 대회 때 썰매 종목의 강광배가 IOC 선수위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당선에 실패했다.
원윤종은 '골프 여제' 박인비가 국내 IOC 선수위원 후보로 뽑히고도 본선에선 전체 29명 중 18위에 그쳤던 사례를 타산지석 삼는 한편 유승민 체육회장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 표심을 공략할 계획이다.
그는 "8월 우리 대표팀의 캐나다 봅슬레이 전지훈련 때 많은 선수가 참가하고, 올림픽 전까지 월드컵 시리즈가 열리기 때문에 선수들을 만나 폭넓게 이야기를 들을 생각"이라면서 "선거 기간에는 발에 땀이 나도록 열심히 해 동계 종목 첫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될 수 있게 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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