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영화’ 투표에서 1위에 올랐다. 전 세계 영화 감독, 배우, 평론가 등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한국 영화 세 편이 순위에 포함돼 한국 영화의 위상을 다시금 입증했다.
'기생충'은 반지하에 사는 가족이 부유층 가정에 발을 들이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빈부격차와 계층 갈등을 날카롭게 그려낸 작품이다. 2019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고, 이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4관왕을 차지하며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
뉴욕타임스는 '기생충'을 “폭넓은 코미디와 격렬한 사회 풍자 사이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피할 수 없는 비극적 폭력의 폭발로 모든 것을 불태우는 영화”라고 평했다. 이어 “신자유주의의 참혹함에 대한 맹렬한 비판이자, 유쾌하면서도 기이하고 불안한 충격적인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봉 감독은 앞서 인터뷰에서 “아름답고 우아한 공생이나 상생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기생의 처지로 내몰리는 상황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43위에 올랐으며, 뉴욕타임스는 이 작품을 “비틀린 스릴러의 오페라 같은 폭력성”이라는 말로 요약했다. 봉준호 감독의 또 다른 작품인 '살인의 추억'은 99위에 이름을 올리며 “상상할 수 없는 악과 맞선 인간의 한계를 유머와 드라마를 교차하며 날카롭게 풀어낸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 한국계 캐나다 감독 셀린 송(Celine Song)의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는 86위에 올라 한국계 영화인들의 글로벌 활약을 다시금 보여줬다.
뉴욕타임스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부상 등으로 급변한 영화 산업 속에서 지난 25년간 어떤 영화들이 시대를 이끌었는지를 조명하기 위해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한국 영화가 세계 영화계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번 결과는, 봉준호 감독과 박찬욱 감독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지속적인 창작 활동이 만든 결실이자, 한국 영화계 전체의 저력을 드러내는 사례로 평가된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knewscorp.co.kr
Copyright ⓒ 뉴스컬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