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예결 등 상임위원장 與 선출 강행…여야 대치에 국회 전운 고조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여당 주도의 상임위원장 선출에 반대하며 퇴장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김민수 기자】더불어민주당이 27일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면서 여야 간 대치가 격화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불참 속에 예결위, 법사위,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운영위원회 등의 위원장을 선출했다. 이들 모두 민주당 의원이다.

국민의힘은 국회 본회의장 좌석에 ‘중립포기 국회의장 국민들이 분노한다’, ‘묻지마식 의회폭주 민주당식 협치파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붙이며 반발한 뒤, 본회의가 열리자 전원 퇴장한 뒤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은) 소통과 대화, 협치를 복원하겠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지금 전부 새빨간 거짓말임이 드러났다”며 “정권 출범 한 달 만에 정치가 무너지고, 협치가 무너진 모든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양곡법, 방송장악 4법 등 합의되지 않은 법안을 다음 주까지 모조리 강행 처리하겠다고 한다. 김민석 국무총리 인준을 다음 주에 강행하겠다고 한다”라면서 “지금까지 재의요구권과 107석으로 틀어막아온 온갖 악법들이 쓰나미처럼 밀려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서명옥 의원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상임위원장 선출을 규탄하는 농성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또한 국민의힘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해명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검증을 이어가겠다며 국민청문회를 열고 당 차원의 고발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이날 백승아 원내대변인 명의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민주당은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법률과 절차에 따라 법사위원장, 예결위원장, 문체위원장을 선출했다”며 “국민의힘에게 국정을 발목 잡을 권리를 주는 것이 협치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민생 회복의 골든타임이다. 민생·경제 회복, 민생·개혁 입법 추진을 위해 공석인 상임위원장 선출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며 “민의를 거스르고 묻지마식 폭주하는 것은 국민의힘”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은 추경안과 개혁입법 추진에 속도를 내려는 의지를 드러낸 동시에, 김민석 총리 인준 강행의 명분을 쌓으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반면 국민의힘은 ‘입법 독주’를 명분 삼아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며 총리 인준 저지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여야의 강대강 대치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