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세계 4위의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가 국내 금융사들의 신(新)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국내 주요 은행들은 단순 진출을 넘어, 리테일·중소기업금융·디지털 뱅킹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며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 시장 선점이 향후 10년 먹거리를 좌우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전통은행부터 인터넷은행, 2금융권까지 총력전을 펼치는 상황이다.
이에 <뉴스락>뉴스락>은 한국 금융의 ‘제2 성장축’을 찾아 나선 국내 금융사들의 '인도네시아' 행보를 집중 조명했다.
'인구대국' 인니, 가파른 금융 성장세에 '기회의땅'으로 부상
국내 금융사들이 인도네시아(이하 인니) 시장에 잇달아 상륙하고 있다.
성장의 속도가 침체되고 있는 국내 시장과 달리 고도의 성장 잠재력을 가진 인니는 ‘기회의 땅’으로 부상 중이다. 선점만 하면 최소 10년을 먹고 들어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하나금융경연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니는 △경제성장 잠재력 △거대한 인구 △낮은 금융침투율로 우리나라 금융사가 성장하는데 매력적인 조건을 갖춘 시장으로 분석됐다.
실제 인니는 인구에 기반한 경제 성장 잠재력을 충분히 갖춘 나라다. 현재 인니의 인구는 약 2억 8500만명으로 인도, 중국, 미국에 이은 4번째 인구 대국이다.
이러한 근거로 골드만삭스는 2050년에는 중국, 미국, 인도와 함께 인니가 세계 4대 경제 대국에 등극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2050년 인도네시아의 명목 GDP를 2020년(1.06조 달러) 대비 5.7배 성장한 6.3조 달러(약 8600조)를 달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인니는 니켈을 포함한 2차전지의 핵심 광물자원을 보유한 국가로, 다양한 미래성장 산업의 밸류체인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인니의 경제가 가파르게 성장함에 따른 금융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전 세계 17위의 경제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인니의 은행 자산규모는 국내은행의 26%에 불과하다.
향후 경제 성장과 함께 은행업 발전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기업의 투자유치 확대, 은행 이용률 증가 등은 수신 성장을 이끌고 높은 저원가성예금 비중은 양호한 수익성 실현의 원동력이 될 예정이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최근 6년간 인니의 은행 자산규모는 연평균 8.3%의 성장률을 보였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인니의 성장은 지속될 것이고 이는 곧 금융 수요로 연결될 것”이라며 “국내 은행들은 인니 시장 정착과 확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락>
국내에서 인니까지...선의의 경쟁자된 국민·신한은행
국내 금융 시장에서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격전을 벌이던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도 총성없는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KB뱅크는 올해 1분기 기준 358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비용감축을 통한 판관비 절감과 정상여신 증가로 이자이익이 개선되는 등 현지 기준은 당기순이익을 실현했으나, 연결 관점에서는 여전히 보수적 회계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현지와 연결 기준 실적 갭이 발생해 적자를 기록했다”며 “향후 정상화가 본격화되면 현지와 연결간 실적 갭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올해 국민은행은 글로벌 사업의 안정화 및 경영관리체계 재정립에 우선 집중할 예정이다.
지난 2021년 기준 65%에 육박하던 KB뱅크의 부실여신(LaR)비율은 지난해 23% 수준으로 하락했다.
또한, 정상여신 규모는 2021년 19.4조 루피아에서 지난해 32조 루피아 수준으로 매년 증가하며 여신자산 포트폴리오를 우량하게 탈바꿈시키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KB뱅크는 인니 금융당국으로부터 현지 우량 대형은행과 같은 RBRB(경영) 등급을 부여받았으며, 글로벌 신용등급기관인 피치사로부터 BBB의 등급을 획득했다.
KB뱅크는 성장기반 재건 단계를 지나 리테일/SME 등 선별적 확장으로 통해 우량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의 1분기 실적은 살짝 주춤했다. 올해 1분기 신한은행 인니 법인은 당기순이익 약 53억원 기록하며 전년대비 11.3%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다만, 신한은행 측은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성장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인니 법인은 우량 로컬 기업 중심으로 안정적인 자산 성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리테일부문에서 파트너십 및 제휴 기반 외연 확장 추진 중”이라며 “데이터센터 및 항만 등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 금융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현지 시장내 입지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니는 지금 '코리아 금융 특수'...각자 무기들고 대이동
성장잠재력이 가득한 인니 시장을 노리는 곳은 한둘이 아니다. 4대은행을 비롯해 인뱅과 2금융에서도 인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그룹차원에서 아시아 최고를 시현하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해 △영업력 중심의 내실 확보 △ 1등 파트너와의 협업 △글로벌 자금센터 확장 △글로벌 균형성장 전략을 이행 중에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을 통해 인도 국영 상업은행 스테이트뱅크오크인디아(SBI) 인도네시아법인 지분 1%를 인수하며 양행간의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며 다양한 글로벌 비즈니스 추진을 위한 전략적 협력의 범위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현지 법인인 인도네시아우리소다라은행은 인도네시아 공무원 및 군경 연금공단의 연금 지급은행으로 연금 수급권자 대상의 연금대출 및 공무원(직장인)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현지인 영업을 하고 있다.
또한, 현지 진출 한국기업 및 현지기업 등을 대상으로 대출, 외환, 수신업무 등 기업고객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을 이어간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도 인니에서 중기금융 지원의 정책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인니에 32개 점포를 운영중인 기업은행은 지속적인 수익자산 확대와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를 통해 영업이익을 증대시키는 중이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업체에 현지통화 또는 원화 자금 지원, 유동성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현지법인 운영에 따른 애로사항 해결도 앞장서고 있으며, 현지 특이상황으로 인한 자금부족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인터넷은행 최초로 인니에 진출했다. 현지 디지털은행인 ‘슈퍼뱅크’에 지분투자 및 자문계약을 통해 진출을 실현했다.
특히, 슈퍼뱅크는 지난해 6월 공식 런칭한지 1년도 되지 않아 올해 1분기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OK금융그룹의 OK뱅크 인도네시아 성장도 심상치 않다. △2021년 당기순이익 11억원 △2022년 18억원 △2023년 24억원으로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
OK금융 관계자는 “OK뱅크 인도네시아는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상품 판매), 디지털 결제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며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와 디지털 역량을 접목해 성장을 도모해 나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다만, 빠르게 증가하는 경제 성장성에 비해 인니의 금융 인프라가 부족해 국내 은행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현재 인니는 개인에 대한 신용정보 인프라가 미흡해 금융회사들이 리스크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에서는 금융기관들이 정확하고 적시성 있는 신용정보를 수집해 신용정보회사에 전달하는 시스템이 미비해 당국의 감독·관리도 느슨한 실정이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용정보 등 금융인프라가 아직 취약해 신용기반의 금융사업, 비대면 대출 영업 등 관련 사업 진출 시 속도 조절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Copyright ⓒ 뉴스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