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 특별귀화자 초청 행사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손자, 손녀가 조국에 살 수 있어서 정말 반갑고 고맙습니다."
27일 광주출입국·외국인 사무소가 광산구 고려인마을에서 개최한 '기억과 나눔의 자리' 행사에 먼 타국에서 긴 세월을 지낸 끝에 대한민국 국적을 되찾은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초청됐다.
6월 보훈의 달을 맞아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행사였다.
이 자리에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소회는 남달랐다.
독립유공자 최병직 선생의 손녀 최순애(64) 씨는 2005년 중국 국적으로 한국에 입국했지만 특별귀화한 2016년까지 10년간 불법 체류자 신세로 늘 조마조마한 삶을 살았다고 했다.
그는 "불법체류자로 있으면서 여러 고생이 많았는데 할아버지 덕분에 귀화했다"며 "지금은 여러분 덕분에 잘살고 있다. 할아버지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가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최병직 선생은 1919년 11월 중국 연길현에서 대한의군부에 가입하여 통신원으로 활동했다.
1920년 10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파견원으로 군수품을 구입하다 체포돼 옥고를 치르다 1922년 11월 형 집행 정지로 출옥한 다음 날 순국했다.
러시아와 연해주 등에서 항일 투쟁을 벌인 박노순 선생의 외손녀 박림바(68) 씨와 고손자 우가이예고르(11) 군도 2022년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귀화를 통해 조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박씨는 "먼 나라에서 긴 세월 살았지만, 마음은 늘 한국과 함께였다"며 "한국에 들어와서 감동이다. 이제는 여러분과 같은 국민, 같은 이웃으로 함께 살겠다"고 말했다.
행사를 마친 이들은 홍범도 장군 흉상에 헌화와 묵념을 하고 귀화이민자 대표 등과 함께 순국선열추념문을 낭독하며 선열의 희생과 정신을 새겼다.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 관계자는 "독립운동가 후손의 귀환과 지역 정착을 지역 사회와 함께 축하하는 자리"라며 "귀화자·이민자·시민 등이 함께 만드는 공동체 문화를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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