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 비대위 설치…한동훈·김문수 측 "단일지도체제 유지"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국민의힘이 오는 30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퇴임 이후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국민의힘은 27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다음 달 1일 비대위 구성을 위한 전국위 소집 안건을 의결했다. 상임전국위원 37명이 ARS 투표에 참여했고 35명(94.6%)이 소집안에 찬성했다.
국민의힘은 전국위에서 비대위 설치와 비대위원장 임명을 의결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전국위 개최 전 의원총회를 열어 송언석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겸임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오는 8월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송 원내대표가 약 두 달 동안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것이 안정적으로 전대를 준비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퇴임을 앞둔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누가 전당대회까지 당을 관리하느냐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지만, 가장 큰 관심사는 개혁 의지가 있느냐인 것 같다"면서 "당이 변화하고 개혁할 의지가 있다면 어떤 형태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새로 구성되는 비대위는 '관리형 비대위'로 역할을 하며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 구성부터 전대 시기, 전대 룰 등을 결정해야 한다.
전대 준비 과정에서 지도체제를 둘러싼 당내 논쟁이 '점화'될지도 주목된다.
당 일각에서는 다음 전당대회 지도부 선출 때 현행 단일지도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단일체제는 전대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 경선을 따로, 집단체제는 단일 경선에서 최다 득표자가 대표최고위원, 차순위 득표자들이 최고위원이 되는 방식을 뜻한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한동훈 전 대표와 김문수 전 대선후보 측은 집단지도체제 전환 논의에 즉각 반발했다.
당권 주자들의 입장에서 집단지도체제는 대표 리더십을 약화하는 체제로 볼 수 있다. 지도체제 전환 시도의 배경에 구주류가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친한(친한동훈)계인 정연욱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우리가 10년 전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했을 때 완전 봉숭아 학당이 됐다"며 "누가 책임을 지는 각오로 당권을 쥐고 당을 운영하고, 그에 대해 책임지는 체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런 논의는 특정인을 겨냥했다는 지적과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특정인이 한동훈 전 대표인가'라는 사회자 질문에 "굳이 말 안 해도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후보 비서실장을 했던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지도 체제를 바꾸겠다는 이야기에 대해 일각에서 '누군가 기득권을 유지하려 한다' 또는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도 나온다"며 "하루빨리 당이 혁신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또다시 이런 혼란을 야기하려는 모습은 국민들이 바라는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당권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우리 당의 혁신을 위해서 집단지도체제는 안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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