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U에서 출시한 바나나우유가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SNS에는 “구매 실패했다”라는 후기가 이어지고, 입고 시간을 공유하며 사전 대기까지 벌어지고 있다. 높은 인기에 희소성까지 더해져, 정가 2300원인 제품이 10배 넘는 가격으로 중고 거래 사이트에 올라오기도 했다.
이 바나나우유의 정체는 지난 12일 선보인 ‘가나디 바나나우유’다. 인기 강아지 캐릭터 ‘듀 가나디’와 협업한 제품으로, 출시 이틀 만에 3만 개가 팔렸다. 20일과 25일 두 차례 재입고된 수량도 순식간에 동났다.
맛은 생각보다 부드럽다… 단맛은 강한 편
가나디 바나나우유의 용량은 190ml, 칼로리는 147kcal다. 원유 30%, 바나나 농축액 0.3%가 들어 있다. 색은 연한 노란빛이고, 향은 익숙한 바나나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인공적인 느낌은 덜하고, 입안에서 부드럽게 퍼지는 질감이 특징이다. 바나나 농축액 비율은 낮지만, 원유 함량이 높아 우유의 부드러운 질감이 살아 있다.
단맛은 제법 강한 편이다. 한 병당 당류가 약 20g으로, 단맛에 민감한 사람에겐 다소 과하게 느껴질 수 있다. 차갑게 마셨을 때 가장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이 제품이 주목받은 건 맛뿐만은 아니다.
뚜껑 하나로 키링에 꾸미기까지
이 제품의 핵심은 병뚜껑이다. 무표정한 ‘듀 가나디’ 얼굴이 그대로 올라가 있고, 머리 위에 작은 고리 구멍이 있어 키링처럼 재활용할 수 있다. 단순한 우유에 ‘키링형 뚜껑’을 더하면서 Z세대의 수집 욕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요즘 Z세대 사이에선 키링을 모으고 가방에 다는 문화가 하나의 놀이처럼 자리 잡고 있다.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미니 굿즈로 여겨진다.
또한 키링은 다른 굿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가성비 굿즈’로 통한다. 인기 캐릭터를 저렴한 가격에 소유하고, 동시에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끌었다.
또한 이 병뚜껑은 키링뿐 아니라 자신의 취향대로 꾸밀 수 있는 소품으로도 활용된다. 매직으로 얼굴을 꾸미거나, 기존 피규어에 씌워 옷처럼 사용하는 방식이다. SNS에는 각자의 스타일대로 병뚜껑을 꾸민 후기가 활발하게 올라오고 있다.
편의점 콜라보 전쟁… 이젠 굿즈가 핵심
이처럼 편의점 업계의 캐릭터 콜라보 열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예전에는 가격이나 맛이 가장 중요했지만, 요즘은 디자인과 굿즈처럼 ‘남는 것’이 구매를 결정짓는 기준이 되고 있다.
CU는 지난해 병뚜껑에 피카츄 얼굴을 얹은 우유를 출시해 조기 완판을 기록했다. 세븐일레븐은 아이돌 팬층을 겨냥해 BT21 캐릭터가 담긴 밀크티와 헬로키티, 마이멜로디, 시나모롤이 들어간 ‘산리오 아이스티’ 2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병 하단에는 참 액세서리 14종 중 하나가 무작위로 들어 있어, 음료보다 굿즈를 보고 사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제 음료는 마시고 끝나는 제품이 아니다. 병뚜껑 하나만 달라도, 수집하고 꾸미고 남기는 재미가 생긴다. 맛뿐 아니라 소장 가치까지 갖춘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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