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대결 '김기동 더비'에서 '기성용 더비'로 바뀌는 분위기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과 포항은 29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를 치른다.
공교롭게도 이 경기는 서울을 떠난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이 포항 스틸러스 이적을 앞둬 관심이 더 커졌다.
팬들 사이에선 지난해 서울이 포항에서 김기동 감독을 데려오면서 나왔던 '김기동 더비'라는 표현이 '기성용 더비'로 바뀌었다.
2024시즌을 앞두고 서울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 감독은 포항에서 선수와 지도자로 명성을 쌓았다.
박태하 포항 감독도 서울에서 수석 코치를 지냈지만, 김기동 감독의 이동이 더 상징적으로 표현됐다.
그런데 이제는 기성용으로 두 팀의 관계는 더 미묘해졌다.
서울은 25일 기성용과의 결별을 공식화했다. 기성용이 팀을 떠날 거란 루머가 나온 지 하루 만이었다.
김기동 감독 체제에서 설 자리를 잃은 기성용은 은퇴를 고심했다가 박태하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포항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기로 했다.
축구 국가대표 캡틴 출신인 기성용은 2006년 서울에서 프로로 데뷔해 2009년부터 11년간 유럽에서 활약한 뒤 2020년 K리그로 돌아오면서 친정팀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K리그 통산 198경기 14골 19도움을 모두 서울에서만 기록했다.
하지만 김기동 감독이 오면서 기성용의 출전 시간은 서서히 줄어들었다. 여기에 부상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리그 20경기, 올해는 8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최근엔 부상에서 회복해 훈련에 복귀했지만 팀 전력에서 제외됐고, 결국 경기에 뛸 수 있는 팀을 찾다가 포항과 손을 잡았다.
기성용은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김기동) 감독님과 대화를 통해 앞으로 팀의 계획에 제가 없다는 것을 들었다"며 "은퇴를 생각했지만, 선수로 마지막을 무기력하게 끝내기보단 기회가 된다면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를 누비고 좋은 모습으로 은퇴하는 것이 팬들에 대한 보답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를 필요로 하는 팀을 기다리고 있을 때 포항 박태하 감독님께서 가장 먼저 선뜻 제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주셨고 이적을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기성용의 갑작스러운 이적에 서울 팬들은 뿔이 났다.
일부 팬들은 서울의 모기업 GS본사와 서울 구단 훈련장을 찾아 항의 시위에 나섰다.
반면 포항 팬들은 30대 중반인 기성용의 경기력에 반신반의하면서도, 이름값 있는 대형 선수의 이적을 반기는 모양새다.
이른바 기성용 더비의 탄생에도, 이번 주말 기성용이 경기장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
기성용이 서울과 남은 계약과 관련해 풀어야 할 문제가 남아 포항의 공식 발표가 늦춰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기성용 출전 여부와 상관없이, 이번 맞대결 결과는 양 팀에 중요하다.
현재 포항은 리그 4위(승점 32)고, 서울은 7위(승점 27)다. 승점 차가 5점에 불과해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표가 요동친다.
서울은 시즌 개막전 우승 후보로 꼽혔으나, 중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 중이며, 올 시즌 안방에선 2승 4무 3패로 승률이 저조하다.
포항은 3연승을 달린 뒤 1무 1패로 주춤했으나, 직전 라운드에서 제주 SK를 2-1로 꺾고 분위기를 바꿨다.
지난 4월 양 팀의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선 포항이 오베르단의 결승골로 1-0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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