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디어뉴스] 김혜인 기자 = 장마철, 잦은 비와 흐린 날씨 속에서 감정도 무기력해지기 쉬운 이때, 연인들의 감성을 자극할 멜로 영화 두 편이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바로 미국 감성 멜로의 대표작 〈블루 발렌타인〉(2012)*과, 한국적 정서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2022)*이다.
두 작품은 각각 사랑의 시작과 끝, 그리고 사랑과 의심 사이의 감정의 흐름을 치밀하게 그려내며,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빗소리와 함께 감정을 나누기에 제격인 이들 영화는, 장마철 분위기를 전환하고픈 연인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랑의 빛과 그림자를 섬세하게 담은 〈블루 발렌타인〉
라이언 고슬링과 미셸 윌리엄스가 주연한 〈블루 발렌타인〉은 운명처럼 시작된 사랑이 현실의 무게 속에서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여준다.
의대생 신디와 이삿짐센터 직원 딘의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교차 편집으로 구성되는데, 이를 통해 사랑의 시작은 얼마나 찬란했는지, 또 왜 그토록 깊었던 사랑이 멀어질 수밖에 없었는지를 담담히 그려낸다.
영화는 감정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관객이 두 사람의 관계를 따라가며 스스로 느끼게 만든다. 특히 사랑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결말은 여운이 깊고, 사랑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집착과 사랑의 경계에서 피어난 미묘한 감정,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서스펜스를 가미한 멜로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산 정상에서 추락한 한 남성의 죽음을 수사하는 형사 해준과, 용의자이자 미망인인 서래 사이의 복잡한 심리전과 감정의 교차는 관객을 깊은 몰입으로 이끈다. 탕웨이와 박해일의 섬세한 연기는 극의 긴장감과 멜로적 울림을 동시에 잡아낸다.
이 작품은 격정적인 사랑 대신, 시선과 침묵 속에서 피어나는 은근한 감정선으로 승부한다.
특히 극중 인물들의 대사가 아닌, 장면과 연출로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은 ‘비 오는 날’이라는 배경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영화 talk]
<블루 발렌타인〉과 〈헤어질 결심〉은 사랑의 양면을 정반대의 온도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하나는 뜨겁게 타올랐다 식어가는 현실적인 사랑을, 다른 차가운 미스터리 속에 서서히 번져가는 감정을 그린다. 두 영화 모두 격정적이지 않지만 깊은 잔상을 남기며, 장마철 특유의 흐릿하고 습한 공기와 묘하게 맞닿아 있다. 비 오는 날, 괜히 마음이 복잡해질 때, ‘이런 감정 나만 드는 거 아니었구나’ 싶게 만들어주는 영화가 필요한 날이라면 이 편이 좋은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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