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상큼하고 시원한 식단을 위해 당근을 손질하는 일이 많아진다. 샐러드에 채 썰어 넣거나 주스로 갈고, 볶음이나 조림에도 자주 사용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당근을 손질할 때 가장 먼저 껍질부터 벗겨내 버리곤 한다.
겉에 흠집이 있거나 색이 바랬다는 이유로 껍질을 깎아내지만, 사실 이 부분은 당근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다. 껍질에는 베타카로틴을 비롯해 클로로겐산, 식이섬유 같은 항산화 성분이 몰려 있으며, 단단한 조직이 식감도 살려준다.
‘껍질째 먹어야 한다’는 말은 특히 당근에 잘 들어맞는다.
당근 껍질에 더 몰려 있는 베타카로틴
당근의 대표 성분은 베타카로틴이다. 노란색과 주황색을 띠는 이 성분은 체내에서 비타민A로 전환되며, 눈 건강과 면역, 피부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베타카로틴이 당근 전체에 균일하게 퍼져 있지 않고 껍질 바로 아래, 즉 표피층에 가장 농축돼 있다. 그래서 껍질을 벗겨내면 오히려 영양이 줄어든다.
껍질에는 폴리페놀, 클로로겐산 같은 항산화 물질도 포함돼 있다. 항산화 성분은 외부 자극에 저항하기 위해 식물 표면에 집중되므로, 약간의 상처나 흠집이 있는 껍질 부위에 더 많이 존재할 수 있다.
또한 변비 개선은 물론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되는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껍질째 썬 당근 맛있게 먹는 법 5가지
1. 당근 껍질 생채
껍질째 얇게 썬 당근을 초장이나 매실청에 버무리면 신선한 식감이 살아있는 생채가 된다. 껍질의 아삭함이 드러나며, 무쳐낸 뒤 잠시 두면 단맛이 올라와 맛이 부드러워진다.
2. 당근 껍질 칩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에 당근 껍질만 따로 모아 말리듯 구우면 간단한 간식이 된다. 얇게 벗긴 껍질을 기름 없이 바싹하게 구우면, 가벼운 스낵처럼 즐길 수 있다. 껍질이 부드럽고 얇은 당근일수록 식감이 좋다.
3. 당근 껍질 볶음
껍질째 채 썬 당근을 들기름에 볶으면 감칠맛이 살아나는 반찬이 된다. 유부나 양파를 함께 넣고 간장으로 간을 하면 도시락 반찬이나 밑반찬으로 적당하다. 껍질은 익는 동안 부드러워지고 당근 본연의 단맛과 어우러진다.
4. 당근 껍질 조림
당근 껍질을 간장, 설탕, 물을 넣고 자작하게 졸이면 짭조름한 조림이 완성된다. 양념이 스며든 껍질은 과육보다 쫄깃해진다.
5. 당근 껍질 주스
믹서나 착즙기를 사용할 경우, 껍질째 사용해도 문제없다. 단, 흐르는 물에 솔로 문질러 껍질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씻은 당근껍질은 어떻게 보관해야 할까
당근 껍질은 일반 수돗물로 헹구기만 하면 농약이나 왁스 성분이 남을 수 있어 식초 물에 3분 이상 담갔다가 부드러운 솔로 문질러 닦으면 대부분 제거된다.
껍질을 따로 벗기지 않고 보관하려면 신문지나 키친타월로 감싸 냉장 보관을 하는 것이 좋다. 껍질째 사용할 땐 물기가 없는 상태에서 바로 조리해야 눅눅해지지 않는다.
껍질만 따로 모아서 보관할 수도 있다. 씻은 후 물기를 제거하고 얇게 펴서 냉동하면, 국물용 채소나 볶음용으로 한꺼번에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육수 낼 때 파 뿌리나 양파껍질과 함께 넣으면 당근 껍질의 단맛이 자연스럽게 우러난다.
껍질째 사용하려면 신선도도 중요하다. 수확 후 시간이 오래 지난 당근은 껍질이 질겨지고 수분이 빠지므로, 가능하면 5일 이내 사용이 좋다. 뿌리 끝이 갈라져 있거나 심이 굵어진 당근은 껍질만 얇게 활용하고 나머지는 익혀 사용하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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