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 놓치면 1년 기다립니다… 조선시대부터 먹어온 ’여름 젓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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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놓치면 1년 기다립니다… 조선시대부터 먹어온 ’여름 젓갈‘

위키푸디 2025-06-26 15:53: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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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댕이젓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밴댕이젓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일반적으로 젓갈이라고 하면 새우젓이나 조기젓을 떠올리기 쉽다. 저장성이 높고 향이 강한 젓갈이 오래 먹기 좋다는 인식 탓에, 여름철 젓갈은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모든 젓갈이 오래 묵힌다고 좋은 건 아니다. 지나치게 발효된 향이 거북할 수 있고, 계절 음식으로 즐기는 젓갈도 있다. 그중에서도 6월 초 단 며칠만 잡히는 밴댕이로 담그는 젓갈은 어민과 식객들 사이에서 매년 손꼽아 기다리는 별미다. 지역 어촌에서는 이 젓갈을 담그기 위해 항아리부터 준비한다.

6월 초, 오직 며칠만 맛볼 수 있는 '밴댕이젓'

밴댕이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밴댕이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밴댕이젓은 6월 한정으로만 만들어지는 진귀한 젓갈이다. 멸치보다 작은 이 생선은 여름 들어 기온이 급격히 오르기 직전, 며칠 동안만 연안에 몰린다. 찬 바닷물과 따뜻한 수온이 교차하는 6월 첫 주가 그때이다. 어민들도 시기를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밴댕이 내장을 손질하고, 손으로 염장을 해 두는 방식으로 서해안 지방에서는 이를 기다려 젓갈을 담근다. 공장식 절임이 아니라 항아리마다 소금 농도와 습도를 조절해야 하므로 손이 많이 간다. 

밴댕이는 멸치보다 작고 부드럽다. 하지만 젓갈로 담그면 감칠맛이 깊고 비리지 않다. 손질한 밴댕이에 천일염을 섞고, 2~3일 숙성한 뒤 항아리에 담는다. 

노년층에게 특히 좋은 '밴댕이젓'

밥 위에 밴댕이젓 올린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밥 위에 밴댕이젓 올린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밴댕이젓은 조선 후기부터 먹던 음식으로, 육류나 생선을 먹고 속이 불편한 사람이나 소화력이 약한 노년층에게 잘 맞는다. 멸치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소화 흡수에 부담이 적다. 특히 된장찌개나 찜 요리에 넣으면 단백질 분해를 도와 속이 편하다.

여름철 입맛 없는 사람에게도 권할 만하다. 젓갈의 발효 향이 입맛을 자극하면서도 과하게 짜지 않다. 열무김치, 부추김치, 총각김치에 소량만 넣어도 깊은 맛이 살아난다.

고기 요리 자주 하는 사람에게도 제격이다. 밴댕이젓은 고기의 잡내를 없애고 풍미를 더한다. 서울 일부 고깃집에서는 밴댕이젓으로 만든 쌈장을 내기도 한다. 특히 족발, 보쌈, 찜갈비처럼 간이 강한 요리에 잘 어울린다.

무엇보다 밴댕이젓은 음식에 깊이를 주는 재료다. 국물 요리의 감칠맛을 살리거나, 조림 간을 할 때 조미료 없이 자연스럽게 맛을 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인공 조미료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더 잘 맞는다.

100년 넘게 내려온 밴댕이젓, 왜 귀한가

밴댕이젓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밴댕이젓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밴댕이젓은 멸치젓보다 귀하다. 잡을 수 있는 날이 너무 짧고, 만드는 방식이 손이 많이 간다. 게다가 숙성도 쉽지 않아 온도, 염도, 공기 접촉 상태에 따라 맛이 쉽게 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찾는 사람이 많다. 막 담근 밴댕이젓은 부드럽고 덜 짜다. 숙성될수록 감칠맛은 더 깊어지며 김치에 넣으면 국물 맛이 살아나고, 찌개에 넣으면 된장과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된다.

조선시대에는 집집마다 밴댕이젓을 항아리에 담아두고 1년 동안 먹었다. 기록에는 1910년대 인천·서천 일대 어촌에서 밴댕이젓을 ‘된장국 젓’ 형태로 만들어 먹었다는 문헌도 남아 있다. 현재도 3대 이상 밴댕이젓을 담그는 가문이 여럿 있다.

밴댕이젓, 이렇게 먹으면 제대로 즐긴다

밴댕이젓은 생각보다 활용법이 다양하다.

1. 생으로 먹기

막 담근 젓갈을 밥에 비벼 먹으면 짭짤하면서도 고소하다. 적은 양으로도 밥 한 그릇 뚝딱이다.

비빔국수 위에 밴댕이젓 올린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비빔국수 위에 밴댕이젓 올린 자료 사진. / 위키푸디

2. 비빔국수 양념장

밴댕이젓 1큰술에 고추장, 참기름, 다진 마늘, 식초를 섞는다. 삶은 면에 넣으면 새콤하고 감칠맛 있는 국수가 완성된다.

3. 찌개에 넣기

된장찌개나 김치찌개에 밴댕이젓을 넣으면 멸치육수 없이도 감칠맛이 살아난다. 고기 없이도 깊은 맛이 난다.

4. 쌈장 만들기

된장 2, 고추장 1, 밴댕이젓 0.5 비율로 섞으면 고기와 잘 어울리는 쌈장이 된다. 깻잎이나 상추와 먹으면 밥맛이 확 달라진다.

5. 김치 양념

밴댕이젓, 다진 마늘, 고춧가루, 매실청을 섞어 부추나 열무에 무치면 10분 만에 김치 비슷한 반찬이 완성된다.

보관은 반드시 유리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해야 한다. 플라스틱 용기는 발효 냄새가 배고, 금속은 산화 위험이 있다. 보통 3~6개월은 그대로 먹고, 이후엔 김치나 찌개용으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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