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알힐랄이 세계의 높은 벽을 체감하고 고개를 숙인 아시아 축구의 유일한 희망이 됐다.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은 지난 대회들과 다르게 32개팀 체제, 4년 주기 대회로 개편돼 이전보다 세계적인 축제로 느끼게끔 외연을 넓혔다. 비록 예상보다 축구팬들의 관심이 저조한 측면은 있지만, 참가팀들도 주전들을 최대한 가동하며 대회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아시아 클럽들은 클럽 월드컵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우선 한국 축구팬들이 관심을 가진 울산HD는 3패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첫경기이자 16강 진출을 위해 승리가 필요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 강호 마멜로디선다운스전에서 무기력한 경기 운영 끝에 0-1로 패했다. 이어 플루미넨시전에는 저력을 발휘했지만 최종적으로 2-4 재역전패와 함께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고, 마지막 보루시아도르트문트전에서도 0-1로 지며 승점 1도 얻지 못한 채 클럽 월드컵 여정을 끝냈다.
일본 우라와레드다이아몬드와도 울산과 사정이 다르지 않다. 첫경기에 아르헨티나 강호 리버플레이트를 만나 1-3으로 무릎을 꿇었고, 이어진 인테르밀란과 경기에서도 1-2로 아쉬움을 삼켰다.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갈구했으나 오히려 멕시코 몬테레이에 0-4로 패배하면서 클럽 월드컵 승리를 끝내 쟁취하지 못했다.
박용우가 뛰는 아랍에미리트 알아인도 이미 탈락이 확정됐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맨체스터시티(0-2 패), 2차전 유벤투스(1-4 패)를 만나 유럽 강호들에게 잇달아 고개를 숙이며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알아인은 오는 27일 모로코의 위다드AC와 맞대결을 펼쳐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한다.
아시아 팀들이 승점 없이 대회를 마무리하는 동안 알힐랄은 조별리그 2경기에서 모두 무승부를 거뒀다. 시모네 인차기 감독 부임 이후 첫 공식 대회에서 레알마드리드와 레드불잘츠부르크를 상대로 모두 무승부를 거두며 ‘아시아의 갈락티코’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는 걸 증명했다. 비록 승리는 하지 못했지만 그 자체로 아시아 클럽 중 유일하게 승점을 획득한 팀이다.
알힐랄은 마지막 경기에서 H조 최약체인 파추카를 상대하고, 레알과 잘츠부르크가 맞대결을 펼치기 때문에 알힐랄이 16강에 진출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알힐랄이 파추카에 승리하고, 레알과 잘츠부르크 승부가 갈리면 알힐랄은 조 2위로 16강 무대를 밟는다.
만약 알힐랄이 이기고, 레알과 잘츠부르크가 비긴다면 셈법이 복잡해진다. 알힐랄, 레알, 잘츠부르크가 모두 승점 5가 되면서 순위를 가리기 위해 세 팀간 경기 결과를 봐야 한다. 레알과 잘츠부르크가 0-0으로 비기면 알힐랄이 16강에 오르지만, 1-1 이상으로 비길 경우에는 무조건 알힐랄이 탈락한다. 현재 골득실에서 잘츠부르크가 +1, 알힐랄이 0으로 잘츠부르크의 근소 우위가 있기 때문이다.
< 클럽 월드컵 조 순위 결정 기준>
두 팀 이상의 승점이 같을 경우
1. 해당 팀간 경기에서 얻은 승점
2. 해당 팀간 경기의 골득실
3. 해당 팀간 경기에서 득점 수
* 세 가지 기준이 모두 동일할 경우 골득실, 다득점, 페어플레이 점수, 추첨 순으로 결정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알힐랄 홈페이지 캡처, 국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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